이희선 / 성동문인협회 고문
억새는
이희선
억새는 화법 화필 없어도 가을화가다
진풍경과 언어를 몸짓으로 담아 낸다
비파의 음색을 닮아 청아한 음색이다
바람과의 합주곡은 귀와 눈이 시리다
늦가을 모두 더난 자드락길에 주저앉아
흠집 난 몸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다
한 계절 꽃피우려 혼신을 다했던가
흩뿌리는 빗발에 맞서지도 못하고
초췌한 꺽인 몰골로 아프게 울고 있다.
- 이희선 신작 시조집 《해를 잡는 어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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