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또순이 아리랑(8)
[소설] 또순이 아리랑(8)
  • 성광일보
  • 승인 2021.06.0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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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라성 / 소설가, 성동문인협회 이사
기라성 / 소설가

청년 실업의 문제가 심각한 요즘 대학생들 아르바이트 자리 경쟁도 치열하다니, 알바하는 학생들 또한 좋아 하는데 상품은 커플 장갑이며 주니어, 가족, 우정, 애정의 이미지가 담긴 카테고리별 인쇄도안을 강조하고 보안에 특별한 당부를 했다. 기존 장갑은 오른손 왼손 두 짝이지만 미영이 개발 하려는 장갑은 커플들이 끼는 세 짝 장갑이다. 오른손 왼손 그리고 가운데 같이 끼는 장갑은 두 배로 크게 만들어 연인이나 친구가 한 사람은 오른손,! 한 사람은 왼손,! 두 손을 같이 끼고 넣고 장갑 속에서 손잡고 다닐 수 있는 것이다.

사무실에 홀로 남아 원단의 실용성, 세탁성, 특히 전자파 보호 및 화학적 결합물로 정전기 방지 특수사로 짠 원단을 생각하기에 세심히 신경 쓸 때가 많다. 퇴근 하면서 골목입구 호프집에서 맥주 한잔을 하며 내일 할 일을 머릿속으로 조용히 정리를 한다.

다음날 이마트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미영은 총무과로 나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지난달에 이마트에서 쇼핑을 하다가 건의함에 미영이 넣은 건의 내용이 채택되어 상품권을 받으러 오라는 전화였다.

쇼핑 중 다리가 아파 쉬고 있을 때 쇼핑 카트를 힘겹게 끌고 가는 할머니와, 빠른 속도로 밀고 다니는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젊은이를 보면서, 노인용 전동카트와 좀 큰 4 바퀴 달린 자전거 형태의 수동 쇼핑카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전동카트는 장애인들 수쿠터에서 연상 하였고 수동카트는 헬스장 운동기구를 생각하며 발상한 것이다. 특히 수동카트는 충돌 등의 위험이 있어 기어와 기어 간 1:1 비율로 하고, 프리휠(freewheel 한쪽 방향만 잠기는 장치-자전거 뒷바퀴 허브에 장착된 부품)을 사용하지 말고 힘으로만 움직이며, 바퀴는 엑스컬레이터 홈에 맞춰서 제작 되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는데 젊은이들한테는 쇼핑과 운동도 할 수 있고 어르신들한테는 힘을 안들이고 쇼핑을 하며 시간도 줄일 수 있을 것 같아 건의를 한 것이다.

상품권 10 만원을 받은 미영은 전갑진 총무부장의 차 한 잔 대접받았다.

“축하합니다! 회사 입장에서 감사드리고요. 김미영 고객님께서는 전업주부이신가요? 아니면 하시는 일이 있으신가요?”

순간적으로 국내 여러 곳의 대형 매장을 가지고 있는 이런 곳에 내 개발 상품을 팔면 좋겠다는 생각이 번쩍 떠오른다.

“부장님! 저는 봉재공장을 하고 있는데 겨울 대비 신상품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이마트에서 한 번 검토해 주실 수 없을까요?”

“아이디어와 질만 좋으면 저희도 관심이 많죠. 구매부에 이야기해 놓을 테니 연락 가면 상담 한번 하십시오.”

그 후 전동카트와 수동카트를 이야기 하면서 과거처럼 창문도 막고 쇼핑 통로도 강제적 순환 코스를 만들어 고객들 시간 낭비하고 힘들게 하는 기업 마인드는 개선되어야 하며 진정 감성이 담긴 고객 섬김은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 하는 것이며 정보의 시대이므로 소비자가 광고나 홍보를 해주는 세상이라는 미영의 평소 생각을 이야기 하고 일어섰다.

원단 재단용 금형 테스트 하는 날이라 용답동 교현정밀로 향한다.

장갑은 재단칼로 자르기가 어려워 금형으로 찍어야 하는데 투자비가 제법 든다.

사이즈 별로 금형 4 벌에다가 벌 당 10 캐비티(cavity 한 금형에 생산되는 수량)로 설계하니 크기도 커진다.

원단 50 장을 놓고 한 번 찍으면 장갑 250 세트가 생산 되도록 해서 양산을 하기 위한 준비인데, 샘플 작업을 해 보니 전단면도 깔끔하고 잘 되었다.

양산에 대비해서 하청업체 수도 늘려야 하기에 여기저기 전화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이마트 구매부에서 들어오라는 연락이 왔다.

아직 샘플은 없기에 의장등록 출원증과 도면을 챙겨 이원주 구매부장과 상담을 하던 중 이부장이 누군가를 부른다.

“이과장! 이 분은 지난 달 최고 제안 고객으로 채택된 분이신데 신상품 개발하는 게 있어서 상담 해보니 판촉 부서에서 검토 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상담해보지.”

그 후 이홍화 판촉 과장과 상담은 일사천리로 진행 되었다. 몇 번의 상담과 회의를 거쳐 크리스마스에 맞춰 사은품으로 전국 이마트에 커플용 장갑 150만 세트로 발주 규모가 결정 되었고 나염 디자인 필름과 색상 등 디자인도 발주처에서 제공하며 무엇보다도 원단과 부자재도 이마트에서 제공하는 사급 조건이라 미영은 부담이 없다. 다음 주 규격별 샘플을 제출하고 계약을 하기로 하여 미영은 한동안 정신이 없었다.

이마트 판촉분과 일본 수출물량, 동대문, 남대문 내수 물량, 기존 생산 캐퍼(caper 생산 능력)로는 도저히 불가능 해 머리가 아파온다.

“오빠! 안 바쁘면 나랑 맥주 한 잔 어때요? 주연 언니랑 같이 나와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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