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문화원과 함께하는 사진으로 보는 성동 100년
성동문화원과 함께하는 사진으로 보는 성동 100년
  • 원동업 기자
  • 승인 2021.07.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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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 김준량 제공 / 1989년경 / 뚝섬유원지 / 이곳을 건너면 신세계다<br>
사진1 : 김준량 제공 / 1989년경 / 뚝섬유원지 / 이곳을 건너면 신세계다

성동구는 1975년 이전까지 현재의 강동구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를 포괄하는 넓은 지역을 관할했다. 강남 개발과 함께 강의 남쪽이 모두 떼어졌고, 1995년엔 현재의 광진구가 떨어져 나가면서 현재의 성동구가 됐다. 그러니 대략 과거 성동의 소풍 역사에는 한강을 건너 봉원사까지 가는 여정이 자주 나온다. 잠실 뽕밭과 광나루는 물론이고, 영동대교를 중심으로 하는 뚝섬유원지나 어린이대공원도 성동 사람들의 여름 휴가지였다.  

사진1은 뚝섬유원지로 향하는 관문이다. 번잡한 세속을 벗어나 잠시의 휴식으로 떠나는 경계. 한강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전까지 뚝섬유원지는 서울시민들이 가장 애용하는 서울의 여름피서지였다. 하얀 모래가 있는 백사장과 우뚝 솟아있는 미루나무들. 시원한 강바람과 멀리 보이는 산들의 물결까지. 먼저 달려간 두 어린이가 우뚝 서 있는 저 관문을 지나면 우리는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사진2에는 어린이들이 장난감 말을 타고 있다. 당시엔 수레에 이런 장치를 싣고 동네를 도는 벤처사업가도 있었다. 사진을 제공한 조진호 님의 전언에 따르면, 그 말들 중에도 제대로 잘 꾸민 '왕자말'이 있었고,  특별히 이쁨을 받는 아이는, 혹은 돈을 더 주면 그 왕자말에 탈 수 있었다. 아이들은 말을 타고, 전쟁에 나가는 장수가 되거나, 공주를 구하는 기사들이 되었다. 

사진3: 에어컨이 없던 시절, 마당엔 펌프가 있던 시절. 한여름에 자주 사람들은 등목을 했다. 펌프에 부은 마중물이 데려온 지하수는 청량했다. 뒤편 담을 감아도는 호박, 혹은 오이 같은 여름채소도 밥상에 올랐다. 

사진4의 장소는 현재의 마장동 세림아파트가 있는 곳. 농사를 짓던 곳(전풍농장)이라 저수지도 있어 사람들이 낚시로 소일하곤 했다. 이곳을 전길영 선생 부친이 기증, 한영중고등학교가 세워졌었다. 

사진5 뒤편에 보이는 다리는 영동대교다. 아직 한강에 강변북로니 올림픽대로니가 생기기 전. 성동의 강변엔 영업을 하는 배들이 많았다. 배 중에는 고기잡는 어부의 것도 있었을 터. 이제 아이들은 저기 한강변서 놀 계획이다. 

사진6에는 뭇 남자들이 앉거나 서있다. 당시의 사람들은 홀쭉홀쭉, 배 나온 아저씨도 하나 없다. 먹을거리 역시 소박했을 것이고, 일회용 쓰레기도 많지 않았을 때였다. 

사진7의 여인은 아이를 품었다. 한강의 물을 품은 저 벌거벗은 남자아이는 이미 까맣게 탔다. 지금은 선크림을 바르고, 래쉬가드로 몸을 감싸지만….

사진8처럼 돗자리를 하나 펼치고, 손에 환타와 사이다를 들고, 보름달 빵을 쥐면 이미 아이들의 여름 휴가가 시작된 것이다. 가족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이쪽편의 (아마도) 아빠는 잠시 뒤 피곤한 몸을 저 청색 줄무늬 돗자리에 뉘일 것이다. 

사진9의 어린이대공원은 동물원과 놀이시설 그리고 곳곳에 심어진 나무들로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휴가지요 휴식처다. 공원을 만든 옛날의 그 대통령이 직접 쓴 '착하고 씩씩하고 슬기롭게 자라자'는 저 돌(어린이는 내일의 주인공이란 글귀가 위에 있다) 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었다. 

사진10은 뚝섬유원지에서 빌린 배 위다. 직접 요리를 해서 가져온 음식들을 펼치고, 가족이 둘러 않으니 완벽한 휴가지의 장면이 완성됐다. 호화요트 위에서 폼나는 음식을 먹고 서비스 받지 않아도, 이들은 충분히 흡족하다. 

 다시 여름이 왔고, 이제 휴가를 갈 것이다. 각자의 곳으로, 각자의 휴가가 펼쳐질 터. 저쪽 세계의 휴가를 통해 이쪽 세계를 다시 볼 눈을 갖게 되기를. 먹고 마시고 한껏 쓰는 소비의 휴가가 아니라, 혀와 위장에도 그리고 우리 지구별에도 휴식이 되기를. 우리의 일상-일과 학습 같은 곳-에서 자주자주 휴식이 스미기를.  

사진2: 조진호 제공 / 1988경 / 성수1가2동 민락연립주택 앞 / 왕자 말을 타고.
사진3: 강금옥 제공 / 1978경 / 시원한 등목 / 한 바가지 마중물이 끌어올린 시원함
사진4: 전길영 제공 / 1970경 / 전풍농장에서 한영중고로 그리고 다시 아파트가
사진5: 유봉수 제공 / 1978경 / 영동대교 아래의 유원지 모습
사진6 김범례 제공 / 1960년 6월 30일 / 뚝섬유원지 GMC 트럭앞에서
사진7: 이정자 제공 / 1969년 / 광나루유원지 / 태양의 아이 그리고 엄마의 아이와
사진8: 노의영 제공 / 1978년 / 뚝섬유원지 / 돗자리와 환타와 천모자와 대보름빵
사진9: 김진수 제공 / 1984년경 / 어린이대공원 / 이곳은 우리들의 오래되고 친근한 휴가처
사진10: 이성배 제공 / 1983년경 / 뚝섬유원지 / 우리 배는 당신의 보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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