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몇 개나 드시나요?
약, 몇 개나 드시나요?
  • 이기성 기자
  • 승인 2021.07.2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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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우리나라는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여러 종류의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 또한 늘어나고 있다. 다제약물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고 약물 상호 작용 및 부작용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 다제약물 관련 문제와 약 부작용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다제약물을‘복수의 약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것’혹은‘지나치게 많은 수의 약제를 투여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다제약물 복용이란 5개 혹은 6개 이상의 의약품을 병용 투여하는 것을 말한다. 기대 수명의 증가와 노인들의 복합적인 만성질환의 증가로 다제약물 사용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노인 환자에서 약 부작용의 발생이 흔한데, 이는 노화에 따른 생리적 기능의 감퇴와 복합적 만성질환에 따르는 다제약물 복용과 관련이 있다. 다제약물은 낙상, 골절, 어지럼증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며, 약제 수가 많을수록, 낙상 주의가 필요한 약제가 포함된 경우 위험성이 증가한다. 또한 다제약물 복용은 인지 기능 감소, 치매, 허약감, 파킨슨병 발생 위험과 연관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다.

부적절한 다제약물 처방은 약물 상호 작용, 약물 이상 반응, 환자의 질환 악화 등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연구소에서 발표한‘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한 다제약물 복용자의 약물 처방 현황과 기저질환 및 예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5개 이상 약물을 처방받는 65세 이상 노인은 46.6%였으며 이 중 부적절한 처방은 47.0%이었다. 노인이 5개 이상 약물을 복용하면 1~4개의 약물을 복용할 경우에 비해 입원 위험이 18%, 사망 위험이 25%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국내 다제약물 복용의 현황 및 유형 분석에 대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다제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의료기관 외래 방문 일수와 입원일수, 방문의료기관 수가 더 많았으며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 방문 비율도 더 높았다. 또 동반 질환에서 매우 높은 비율로 고혈압, 지질대사장애(고질혈증), 당뇨병, 무릎관절증 등의 경증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고, 특히 우울증, 불안 등의 정신과 질환과 신기능부전, 만성뇌졸중, 치매 등의 중증 만성질환은 다제약물 복용군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하여 1.5~3배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 올바른 복약과 약 부작용 예방법

노인 환자에서는 여러 의사에게서 다양한 종류의 약물을 처방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처방 일반 약제, 각종 한약, 건강보조식품 등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물 복용 상황을 알기는 무척 힘들다. 그러므로 의료인들은 정기적으로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약이 계속 필요한지,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지 검토하고, 중복된 처방은 없는지 확인하여 불필요한 약물은 빼는 것이 좋다. 오랫동안 사용하던 약물은 연령과 신체의 변화와 질병 상태, 기능 상태의 변화에 따라 약의 분비나 대사가 변할 수 있으므로 이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너무 복잡한 투약 방법은 환자의 약물 순응도를 나쁘게 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약물 복용법이나 횟수를 간단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약물 간 상호작용, 약물-질병 간 상호작용, 약물과 함께 투여된 음식이나 영양소의 상호작용에 대해 숙지하고,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확인하여 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 스스로도 다제약물 복용의 위험에 대처해야 한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의사에게 현재 먹고 있는 약에 대해 알려주도록 해야 한다.

이때 약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외에 한약, 영양제, 보조식품 등이 해당한다. 과거 특정 약을 먹은 후 과민 반응이나 부작용을 겪었다면 이 역시 사전에 말해야 하며 의사가 처방하는 약의 효과와 부작용 가능성,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들에 대해 묻고 기록해야 한다. 직접 기록하기 어렵다면 보호자를 동행하도록 한다.

이외에도 병원 진료를 받을 때는 약의 이름과 보관법, 복용법, 함께 먹으면 안되는 음식, 음료 등을 확인하는 게 좋다. 이와 같은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거나 헷갈린다면 약을 조제한 약사에게 다시 한번 문의해야 한다. 약국은 되도록 과거 약 처방이 남아있는 한 곳을 정해놓고 다니는 것이 권장된다. 여러 종류의 약을 먹을 때는 현재 복용 중인 약의 이름과 효과, 주의 사항 등을 목차로 만들어 보관하도록 한다. 병원이나 약국을 갈 때 사전에 작성한 목차를 지참해 의사, 약사에게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새로운 약을 먹은 후 부작용이 생기거나 치료 효과가 낮아진 경우 즉시 약을 처방받은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한편 다제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집에서 약을 먹을 때 밝은 곳에서 반드시 약 종류를 확인하고 먹어야 한다.

<저작권자 및 소속 : 호자현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가정의학과 전문의>
<발췌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지‘21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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