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속적’ 대중문화는 수준이 낮은 문화일까
 ‘통속적’ 대중문화는 수준이 낮은 문화일까
  • 정소원 기자
  • 승인 2021.08.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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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원/취재부장
정소원/취재부장

 

문화의 형성은 대다수 개인이 자신의 특별함을 부각하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경쟁 사회에서 절대 계급의 개념은 모호해졌고, 사람들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계급적 위치를 드러내려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은 일상을 SNS에 공유하며 부의 정도를 드러내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의 소속감을 과시하며 그들만이 사는 세상이라는 ‘그사세’의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구축하기도 한다. 즉, 새로운 집단문화의 형성은 경제적, 사회적 자본과 연관되어 타인과의 이질성을 부각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계급분화를 더욱 심화시킨다는 위험성이 있다. 계급에 따라 누릴 수 있는 문화가 하나의 특권처럼 여겨져 또 다른 문화계급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문화의 형성을 생존을 위한 필연적 요소로도 설명한다. 이는 다윈의 진화론에서 언급되는 ‘적자생존’의 법칙과 유사하다. 예를 들어 힌두교의 암소 숭배와 이슬람교의 돼지 혐오는 겉으로 봤을 때는 단순히 종교적 규율의 차이로 보인다. 하지만, 두 종교가 인도와 서남아시아라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보편성을 띤다는 점은 이들의 문화가 적응한 소수만이 살아남는 자연의 법칙에서 기인한, 최대 효율을 추구한 투쟁의 산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즉, 공동체의 문화는 생존과 직결되는 절대적인 규율 그 자체가 된다. 때문에 우리는 지역에 따라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문화에 이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결국 그 차이가 문화를 평가하는 요소가 되어서는 안되며, 다양한 문화가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결국 대중문화를 ‘통속적’이라고 언급하고 수준을 비하하는 것은 계층에 따른 문화 간의 배타적 인식이 심화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그 속에서 대중문화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은 하위 문화 간의 공존과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정 문화를 박해하는 것은 전반적인 생활 방식과 사회 발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예술성’이라는 것은 별개의 특별함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탄생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성질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예술성’만을 고집하고 언급하며 각 문화에 관한 분야에서 ‘통속적’ ‘상업적’ 소재에 대한 지원을 전면 거부하기보다 다양한 장르에서 성장할 수 있는 취지에서 일부라도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본다. <smartsow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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