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동여지도] 新경제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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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광일보
  • 승인 2021.08.3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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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가 말하고 道를 흠모하는 자가 쓰다’2.후배와의 첫만남

2.후배와의 첫만남

 박준희              이강운

80년대의 대학가는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았다. 더구나 전국 대학들 중에서 데모 순위 1, 2위를 다툴 정도인 우리 학교, 그러고도 철학과는 이미 군부독재 타도라는 절대적인 명제 앞에 인간에 대한 탐구를 포기한 상태였다. 그런 분위기인데 청커버를 입고 통기타를 들고 인사를 건네던 모습이 어찌 인상에 남지 않으랴. 

'이 친구 아무래도 학교를 잘못 선택한 거 같은데......'서슬 퍼런 전두환 정권 시기였다. 당연히 신입생환영회는 설렘보다 사뭇 긴장감이 감돌 정도였다. 선배들은 신입생을 볼 때 마치 막 전입해 온 신병을 대하듯 '눈빛'을 본다. 서클이나 학회에서 제 몫을 할 수 있는 재목을 찾는 것이다. 부리부리한 후배의 눈빛은 단연 선배들 시선을 끌었다.  

자유 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선후배간에 학교생활에 관해 문답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누군가 후배한테 물었다.  
“우리 후배님은 철학과 왜 왔죠?”“철학대학 만들려고 왔습니다.”

억! 이건 뭐지. 진짜 물건?! 철학과는 다른 과보다 상식을 초월한 친구들이 많다. 어쩌면 기인이라고도 볼 수 있을만한 친구들도 심심치 않게 본다. 신입생 시절 뭘 모르는 '개똥철학'이라고 할지라도 새내기 철학도가 풍기는 독특한 향기가 있다. 개똥철학에 목숨 건 신입생과 그걸 잘 봐주는 선배는 쉽게 하나가 됐다. 

유유상종이랄까. 학창시절 내내 '물건'의 후견인 역할을 자처하면서 학교 앞 식당에서, 캠퍼스 잔디밭에서 만나 열광적으로 주(酒)님을 모셨다. 
군 입대할 때는 후배가 자기 집에서 딱 벌어지게 송별식을 차려줄 만큼 아주 각별한 사이로 발전해 있었다. 군 입대 이후로는 복학과 입대가 엇갈려 제대로 얼굴 볼 기회가 적었다. 졸업과 동시에 후배가 철학대학을 세우겠다고 한 말을 까맣게 잊어먹었지만 후배는 졸업할 때까지 오히려 그 결심을 더욱 공고하게 다지고 있었다.  

도(道)란 무엇일까. 한 번 음(陰)이 되고 그 다음 한 번은 양(陽)이 되는 거란다. 세상사 돌고 돈다는 말이다. 춘하추동도 돌고, 지구도 태양 주위를 돌고, 모든 별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돈다. 그렇다면 인간의 삶과 죽음도 돌고 도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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