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트로트 열풍
[에세이] 트로트 열풍
  • 장문호 기자
  • 승인 2021.10.1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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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호/광진투데이 편집국장
장문호/편집국장

서양 고전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취미이지만, 나는 우리의 대중가요인 트로트도 좋아한다. 
그래서 월요일 저녁이면, 모 방송국의 '가요무대'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빠지지 않고 시청한다.

특히 나는 1960년대의 가수 배호의 노래를 좋아한다. 
배호의 '누가 울어'는 나의 18번이고, '영시의 이별', '마지막 잎새'는 언제 들어도 좋다. 
때론 배호의 노래는 가사가 너무 슬프고, 이별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불만일 때도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 

현인의 '서울야곡' 성재희의 '보슬비 오는 거리'도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때 아닌 트로트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종편 방송의 '미스&미스터 트롯'과 지상파 방송의 '트롯전국체전' 및 '트로트 민족'을 비롯하여, 이삼십대 젊은 가수들도 트로트를 재기 발랄하게 노래한다. 
지금의 트로트 열풍은, 바로 이 젊은 층에서 불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 심장하게 생각되는 것 같다.
그동안 주로 중 장년층에서 선호하던 트로트는, 뽕작이라고 하여 그 음악적 가치가 폄훼되어 오기도 했다.
어떤 때는 일본의 '엔까'에 뿌리를 둔, 왜색문화의 일종으로 평가되기도 하였다.

뿐만아니라, 한국의 트로트는 1970년대 초반엔, 당시 젊은층의 포크송 위주의 통기타 음악에 의해, 차별과 위축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오늘의 젊은층들이 트로트에 열광하는 것은, 조금은 특이한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박현빈과 홍진영, 신유와 그리고 송가인 등의 젊은 트로트가수의 등장은, 요즘 한국의 트로트 열풍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대중가요인 트로트는 그 가사와 음악적 멜로디 속에, 당대의 시대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좋다.
일제강점기에는 나라를 빼앗긴 설움이 담겨 있고, 해방후에는 새나라 건설에 대한 희망이 내재되어 있다. 

그리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전쟁의 기억과 상처가 담겨있고, 그 이후 시대에서도 역시 그렇다. 
그래서 트로트는 단순히 대중가요의 의미를 넘어, 그 자체가 우리의 살아있는 역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제 트로트는 기존의 세대간의 분리나 단절을 넘어, 세대 화합의 장으로도 나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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