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시인
누가 남을래
김동욱
긴 여정의 막바지
치미는 거친 숨소리가
느슨한 경사면조차 버거운 산책로
소소한 바람에 몇 올 백발이 눕는
세 친구 어깨 너머로 도란도란 정겨운
그래서 더 낙엽처럼 쓸쓸한 약속
누가 마지막 뒤치다꺼리할래?
해 질 무렵
지척을 분간하기 힘든
땅거미가 내리기 전에 만난
오직 하나의 사람
스친 수많은 인연을 오버랩하고도
넉넉한 사랑으로 새겨질 생애
다가올 쓸쓸한 가을과 황량한 겨울을 견딜
심지가 단단한 당신이 남을래?
시인,
성동문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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