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섭/시인, 성동문인협회 이사
반딧불이 사랑
양명섭
모두가 우리의 불빛을 부러워하지
이동산 빛내는 것은 우리뿐이니까
하지만 예쁘게 보이려고 빛을 내는 건 아니야
우린 오직 짝 찾기 위해 불빛을 신호로 하고 있지
네 마음을 가지려고
내 꽁무니에서 발광 물질 루시페린을 내보낸다.
산소와 결합해 마술처럼 산화 루시페린으로 변한다.
내 빛이 열은 나지 않지만 널 향한 마음은 뜨겁다
넌 내 빛을 잘 보라고
네가 찾는 짝이 여기 있다니까
그래 그렇게 또 다른 빛깔로 대답하면
우린 차가운 불빛으로 뜨거운 사랑을 시작하는 거야
너와 나의 만남을 위해
우린 땅과 물속에서
애벌레와 번데기로 한 해를 기다려왔지
우리의 빛나는 삶이 비록 보름 만에 끝나지만
초저녁 한 시간 사랑 짓기라도 우린 무척 행복해
우리의 아기를 갖는다는 것 너도 즐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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