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봉두산 노래
신광호
1.
가을이 와서 우리 곁에 머물면
아직 가지 않은 길 생각!
산이나 들에 절로 피어나는
자줏빛 띤 황갈색 이삭
억새풀 함께 자연에서 살자
이 하늘 사랑, 그 위 하늘길
샘물 향해 솟아나는 풀잎
초록빛 설렘 속에서
단풍든 가을나무 참나무 곁에
남양주南楊州 봉두산鳳頭山 산소山所
세종대왕 때부터 이곳에서
580여년을 살고 있는 동네
하늘기운 그윽한
흰꽃이 손 흔드는 곳
2.
봉황새 머리라는 산
아름다운 산봉우리
단단한 돌이 박혀 있는 야무진 산
빗방울 떨어지는 낙엽소리
차갑게 내게 스쳐오면
북으로 천마산, 남에 한강물 바라보며
삼각산이 서쪽에
구선봉이 동으로 우뚝.
안녕하세요! 해님이시여
우리는 밝은사회 인간가족
푸른 하늘 아래 자연을 배우자
3.
우리가 테어나 사는 이 땅
눈의 추적 노래하던 망우고개
다른 마음이 되고 싶을 때
저 구름 위에 나를 내려다 보시는 이
<석헌유고(石軒遺稿)>*를 기리며
어려운 시대 하늘빛 흰꽃
억세풀처럼 살아있는 자
이 땅을 노래의 고향으로 가꾸는 이
맑고 밝은 사회 노래 불러본다.
※석헌 신범우(申範雨, 1881-1962)
·시문헌창회 출간. 태학사.
고령 신씨의 가문에서 태어나 평생을 남양주의 봉두마을에서 살았던 한학과 시문 등에 박학하고 서예에도 능한 한학자이었다. 석헌 공의 많은 작품은 불행히도 6·25전쟁으로 소실되고 남은 것을 정리, 뛰어난 시문의 재능, 서첩에 들어 있는 글씨도 매우 우수한 작품들이라 한다. 한강 이북의 경기도 지역은 피해가 극심했는데, 이 정도의 귀중한 작품이 보존. 관리되어 출간된 것은 그의 가문으로 보나 이 지역의 문화향상을 위해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특히 시인 신광호 선생의 조부가 되시니 선생의 시문의 재능이 역시 석헌 선생에게서 물려받은 음덕이라고 생각하며 널리 읽혀지기를 바란다. -장사재에서 신용철
신광호
시인,
성동문인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