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다양함의 존중과 이해
[독자기고] 다양함의 존중과 이해
  • 성광일보
  • 승인 2021.11.1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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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훈/동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3학년
주병훈/동국대3년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과 당연한 인권이 존재한다. LGBTQ(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Queer)와 공존하는 우리는 그들의 인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개개인은 성 소수자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지닌 존재였는지 되돌아볼 필요성이 있다.

FX 사에서 제작하고 방영된 ‘POSE’는 1980년대 미국에서 살아가는 성 소수자들의 삶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이다. 주인공 중 한 명인 ‘블랑카’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바꾼 일명 트랜스젠더이다. 그녀는 술집에서 쫓겨나고 일반 여성과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취업 면접 거부를 당하는 등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받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생계를 위해 유흥업소에서 일하거나 돈을 훔치는 등의 불법 행위로 일당을 벌고, 아무리 노력해도 트랜스젠더라는 성별로는 성공하거나 세상을 마주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동성애로 인해 에이즈에 걸린 환자에게 식사를 곧바로 갖다 주지 않고 병실 문 앞에 두고 가는 모습이 나온다. 의료진이 성 소수자를 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보는 것이 아닌 혐오의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그들을 보살피지 않고 방치한 것이다. 이는 당시 에이즈에 걸린 성 소수자들이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와 보살핌을 받지 못했던 사실을 보여준다. 현재는 치료제가 개발되어 에이즈 환자에게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에이즈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아 성 소수자는 에이즈라는 불치병에 노출된 채로 시한부 인생을 살아갔다. 그러나 현재 시중에서 사용되고 있는 에이즈 치료제마저도 완치는 불가능한 상태이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모 매체에서는 동성애와 성폭력, 성도착증이 인간의 성적 문제라고 교육용 문구에 작성한 적이 있다. 성폭력과 동성애를 동일시하게 보았던 과거에 비교해 현재 사회는 성 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달라졌을지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 시민이자 트랜스젠더인 A 씨는 겉으로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주민등록번호가 남성으로 표기되어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또한,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도 어려워 아르바이트와 같이 주민등록번호를 따로 기재하지 않아도 되는 일자리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즉, 불과 1년 전인 2020년만 해도 성전환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는 법적 성별을 정정하지 못해 수많은 사회적 제재로 인한 불편을 겪었다.

해외 사례를 본다면, 유럽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가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에 대한 사회적 제도 마련과 인식의 변화를 보이는 추세이다. 2010년 아이슬란드에서는 세계 최초의 동성결혼 총리가 탄생하고, 벨기에와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국가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며 성 소수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는 나라 또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즉, 여러 국제사회에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성 소수자의 정체성을 차츰 받아들이고 있다.

성 소수자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그들의 사상과 행동은 누군가는 당연하게, 누군가는 눈살을 찌푸리며 보게 된다. 이런 두 가지 갈림길에 서 있던 우리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지녀 지금껏 존중받지 못했던 그들의 인권을 되돌리고 성 소수자를 위한 사회적 제도 마련을 마땅히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는 또 다른 문화를 형성하고 세계적인 시민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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