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원의 엉뚱 발랄 성동 이야기] (38) 서울하수도과학관
[서성원의 엉뚱 발랄 성동 이야기] (38) 서울하수도과학관
  • 서성원 기자
  • 승인 2021.12.30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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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하수도과학관은 용답동 변화의 신호탄,
지역의 환경에 주민은 줄기차게 눈을 들이대고 있어야
서울하수도과학관 전경(출처 서울하수도과학관 VR)
서울하수도과학관 위치

○ 소재지: 서울 성동구 자동차3길 64(용답동 250-15)

◆하수도과학관과 수도박물관이 함께 있는 한국 유일의 수변도시 성동구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상수도 정수장이 뚝섬에 세워졌다. 정수장 건물을 이용해서 2008년에 뚝섬에 수도박물관을 열었다. 그렇다면 하수도박물관은 없을까. 박물관은 없고 우리나라 최초 하수도과학관이 있다. 그것 역시 성동구이고 용답동이다. 2017년에 서울시에서 세운 서울하수도과학관이다. 박물관 기능은 약하지만 우리 나라 하수도 역사를 알아보려면 여기가 최고다. 이색 과학관으로서 가치가 있다. 

◆ 청계천 하류, 그곳에 세워진 청계하수처리장, 중랑하수처리장, 중랑물재생센터

조선시대 한양, 생활하수는 청계천으로 흘러들었다. 일제 강점기 그리로 근대, 현대에 들어서도 비슷했다. 그러다 1976년에 청계천 하류에 청계하수처리장(공사 기간 1970~76)을 만들었다. 1979년에는 중랑하수처리장까지 준공하고 2000년에는 중랑물재생센터로 이름을 바꾼다. 
여기서 용답동 탄생을 알아보자. 1975년 천호대로가 생겨나면서 동대문구 남쪽 지역은  성동구가 된다. 동명은 용두동의 '용', 답십리의 '답'을 조합해서 용답동으로 한다. 이처럼 용답동은 청계하수처리장과 비슷한 시기에 생겨났다. 이것이 용답동의 역사이고 지리적 여건이다. 
그 이후 중랑물재생센터의 일부를 지하화했고 지상에 만든 시설이 서울하수도과학관이다. 건물 겉모습은 나름대로 개성이 있고 건물 안에는 하수 관련 전시물이 있다. 야외에도 여러 시설이 있고 널찍한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서울 관광 사이트 같은데 올려져 있기도 하다. 

2019년 용답동 지역 위성사진. 용답동은 청계천과 중랑천으로 둘러싸여 있다. 다른 지역에서 꺼리는 여러 시설이 이 곳에 집중되어 있다.

 

◆“서울에서 용답동만큼 위해 시설이 많은 덴, 없어요.”

<서성원의 엉뚱발랄 성동이야기>는 소재를 선택하고 그곳에 대한 자료부터 조사한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편이다. 이번 글쓰기도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자료 조사 중에 이미지 하나가 내 눈에 확 띄었다. 너무나 멋진 조감도였다. 제작은 2008년(사진 6).  
이 조감도를 본 용답동 사람들은 얼마나 가슴 설레었을까. 동네가 조감도대로 바뀐다면 누구라도 용답동에 살고 싶을 것 같았다. 어떻게 해서 서울시는 이런 조감도를 시민들에게 발표했을까? 시장은 누구였을까. 오세훈이었다. 나는 용답동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봐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 멋진 서울하수도과학관을 소개하는 것으로 끝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용답동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반응은 미지근했다. 서울하수도과학관 자체를 잘 모르거나 별 관심이 없었다. 동네서 오랫동안 부동산을 했다는 분은 이런 얘기를 했다. 그때 00랑 한 바퀴 돌았어요. 서울숲보다 훨씬 좋은데가 된다고 했었지 아마. 
오랫동안 동네서 살아온 직장인 김 00 씨를 만났다. 그분은 한마디로 정리했다. 서울에서 용답동만큼 위해 시설이 많은 동네는 없을 거라고 했다. 내가 모를까 봐 어떤 시설이 있는지 하나하나 짚어주었다. 

2008년, GS건설이 수주한 중랑 워터 팜 조감도. 성동구청이 2008년 6월 8일 발행한 '성동뉴스레터'에 환상적인 조감도와 함께 상세한 내용을 실어서 성동구 구민에게 전했다.

◆ 엉뚱한 이야기 한 토막

내 고향은 시골이다. 시내와 들판과 산이 있다. 언덕도 있다. 언덕 위에 서면 넓은 들판과 강 너머의 고속도로까지 한눈에 든다. 언덕은 나지막한 산으로 이어져 아름답다. 그곳에 부모님의 땅이 있다. 나는 은퇴하면 거기에 작은 집을 지어서 살고 싶었다. 하지만 그 꿈을 접어야 했다. 멀지 않은 곳에 가축분뇨처리장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이 시설을 건설하려 했지만 여러 곳에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러자 고향 동네 사람들을 속였다. 냄새가 나지 않는 시설이고, 퇴비를 무료로 줄 수도 있다는 등등. 몇 년 전에는 동네 사람들은 시위까지 벌였다. 이렇게 해서 고향의 언덕에서 전원생활을 하려던 내 꿈은 망가지고 말았다.

◆ 용답동 주민들의 태도에 따라 달라질 중랑물재생센터의 주민 친화 시설 

서울하수도과학관 누리집 대문에 '100년의 역사를 품고 흐르는 도시의 정맥, 아랫물길'이라고 적어놨다. 서울이 건강하려면 동맥에 해당하는 윗물길 상수도가 맑게 잘 흘러야 한다. 거기에 더해 정맥에 해당하는 아랫물길 하수도 역시 찌꺼기로 막히거나 썩지 않아야 한다.
용답동은 그동안 서울의 아랫물을 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용답동 사람들에게 실망만 안겼나 보다.
중랑물재생센터 공원화 사업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주민들은 사업이 너무 더뎌서 좌절한 듯하다. 용답동 주민은 지치지 말고 서울시의 행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서울시가 정책을 입안할 때부터 주민의 의견을 다양한 방법으로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지켜봐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2008년의 조감도 정도는 아닐지라도 용답동은 달라질 것이다. 서울하수도과학관이 들어선 것은 용답동이 변화하고 있다는 하나의 출발신호이지 않은가.

서울하수도과학관 건물 모습. ⓒ서성원
외부 전시물과 전시장 건물. ⓒ서성원
1970년, 청계하수처리장 건설 당시 모습(출처 서울시청)
이 그림을 보면 용답동 하수처리시설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출처 중랑물재생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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