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인권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때
로봇인권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때
  • 정소원 기자
  • 승인 2022.01.13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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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원 취재부장
정소원 취재부장

전 세계의 공룡 글로벌 기업들은 현재 수많은 자본을 인공지능 연구에 쏟아붓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시장 선점 및 특허권 취득에 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이상을 초월한 어쩌면 인류의 최정점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이 레이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 발전은 선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기하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보는 시선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기하적인 분석에서 보았을 때, 기술의 진보는 특정한 지점에 도달하면 그 이전에 있던 발전의 속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빠른 속도로 발전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이를 특이점이라고 부른다. 

특이점에 도달하면 그래프가 거의 수직을 그리게 되는데, 커즈 와일드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 에서는 해당 부분을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서 설명을 했다. “하루 정도 빠르게 특이점을 돌파하게 된다면 MIT의 모든 공학도들이 1년을 연구, 개발 할 것을 앞서 나가게 되고, 일주일 정도 빠르게 특이점을 도달하게 되면 현 인류는 물론 과거 인류의 모든 두뇌를 합친 개발 속도로도 따라잡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글로벌 기업들이 AI 분야에서 선두를 쥐기 위한 자본 경쟁이 이와 같은 이유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렇다. 특이점을 먼저 돌파한 글로벌 기업에 한해서는 경쟁자가 전무한 독보적 1인 체제가 될 것이고, 이와 같은 기형적 구조는 곧 수많은 부정적 영향을 일으킬 것이라는 거다.특이점을 돌파했다고 해서 이러한 기술 발전의 고삐를 해당 글로벌 기업이 계속해서 쥐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 또한 할 수가 없다. 인쇄술은 13세기에 처음 등장하였고, 자본주의는 400년이 조금 넘었다. 스마트폰은 20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인공지능의 발전과 진화 과정이 인간의 관념 틀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작금의 영어와 숫자보다 효율적인 새로운 문자체계와 숫자체계를 창조해내어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어나간다면, 게다가 인류는 그 원리조차 해석이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

단백질로 이루어진 뇌와 기계 장치들과 반도체로 이루어진 AI가 다른 것은 무엇일까? 양심?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범죄자들은 AI인가? 지능? 장애 등의 이유로 지능이 인간의 평균적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은 AI인가? 이렇듯 인간과 AI를 구분 짓는 것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객관적인 지표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현재의 과학 기술이 인간의 의식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인간 의식에 대한 가설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누군가는 단순히 뇌와 같은 회로 기관에 흐르는 전기 신호라고 이야기하며 누군가는 작은 하위 부속들이 모여 그 합 이상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발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이 인간 스스로를 규명하지 못한 상태에서 로봇의 인격 탑재가 이루어진다면 큰 혼란이 찾아 올 것이다. 우선 그 인격이 인간과 같은 본질적 자유의지를 가진 인격인지, 인간의 인격을 모방하는 논리 회로인지 구분하지 못 할 것이다. 어쩌면 인간의 자유의지도 아주 복잡한 논리 구조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인간이 가진 인간만의 무언가를 정확히 규명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인간처럼 사고하고 인간처럼 사랑하고 인간처럼 행동하는 AI가 등장하였을 때, 우리는 그것을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지를 대비해야 한다. 기술적 진보보다 윤리적 철학적 고민이 선행 되어야 사회의 혼란을 막을 수 있다. 윤리적 철학적 고민으로부터 도출된 법적인 결론이 사회 기저에 튼튼히 깔려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인간조차 인간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미래의 기술 진보는 사회 혼란을 불러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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