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 살아보니
[성동 詩마당] 살아보니
  • 성광일보
  • 승인 2022.01.13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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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문자 시인

      살아보니
                     손문자

일생을 
껍질로 보내는 사람
일생을 
알맹이로 들이는 사람

백지 위에 그림
그리기가 암담하고 참 어렵습니다

누구나 종착지에 가면
부, 명예, 자식, 남편 소중했지만
정작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굳이 
내 것을 주장한다면 
시인은 같이 늙어 변함없는
색색의 볼펜 몇 자루 뿐입니다

오늘도
늙은 시인은 꿈결에도 생시처럼
무지개 색깔 펼쳐놓고
청춘 그리다 백발, 맨발 맨손으로 그립니다

살아보니 편 편의 시 속에는 행간마다 
광활한 시의 세계를 담아 
지우고 다시 쓴 흔적 흔적들이 
아물지못해 생채기를 앓고 있습니다

손문자 시인

손문자

시인, 
성동문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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