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원의 엉뚱 발랄 성동 이야기] (42) 뚝섬만세 공원
[서성원의 엉뚱 발랄 성동 이야기] (42) 뚝섬만세 공원
  • 서성원 기자
  • 승인 2022.02.22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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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만세운동 기념비가 있는 곳을 '뚝섬만세공원'으로 부른다면,
뚝섬만세운동은 살아있는 역사로 길이 남게 될 터

○ 소재지: 서울시 성동구 성수1가1동 718-2번지

2019년 삼일 운동 백주년 기념 행사 중, 왕십리 광장에서 가졌던 뚝섬만세운동 퍼포먼스.(출처 성동구청)

은 겨울의 끝자락 2월 말이다. 3월이 다가온다. 그리고 삼일절을 맞을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 삼일절은 조금 남다르다. 내가 뚝섬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뚝섬과 삼일운동은 무슨 관련이라도 있단 말인가? 그렇다. 이곳 뚝섬에서 1919년 3월 26일에 만세 운동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뚝섬만세운동과 관련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얘기해 보려고 한다. 

뚝섬만세 공원 위치

뚝섬만세운동이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말을, 지역 혹은 동네로 범위를 좁혀보면 어떻게 될까. 동네 사람들은 자기 동네에 어떤 역사가 있는지 알기나 할까? 아마도 대부분 잘 모를 것이다. 특히 서울은 더 그렇다. 동네에서 살다가 여건이 바뀌면 다른 동네로 떠난다. 그런 생각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자기 동네 역사에 관심이 적다. 
그런데 성동구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2005년 그 무렵부터 성동지역을 답사하고 역사를 공부하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우연한 기회에 성수동 토박이 노인으로부터 얘기를 듣게 된다. 뚝섬에서 만세 운동이 있었다는 것을. 그 이후로 이들은 뚝섬만세운동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증언을 들었다. 이들은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직장인이고 주민이었다. 
최창준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뚝섬만세운동을 널리 알려야 했기에 성동구 공모사업에 지원해서, 2016년에 책자로 발간했다. 성동역사문화연구회란 이름으로 발간한 책은 '뚝섬 삼일 운동'이다. 이들과 성동구가 아니었으면 뚝섬만세운동은 컴컴한 서고 속에 묻혀 있었을 것이다. 동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고 싶었던 성동문화역사연구회 회원들의 노력 덕분에 뚝섬만세운동은 밝은 빛을 보게 되었다. 

'뚝섬삼일운동' 자료집이 밑거름되어 다양한 행사로 이어져 

2019년은 삼일운동이 백 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때 성동구는 뚝섬 만세 운동을 구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로 삼았다. 이 해, 3월 1일에 삼일운동 백 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왕십리 광장에서 '뚝섬 만세 운동 '퍼포먼스도 했다. 이것을 발전시켜 성동구립극단은 '190326 뚝섬만세운동'이란 연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렸다. 
이어서 성동구청은 2021년 3월 1일에 '뚝섬 만세 운동 기념비'를 세웠다. 

뚝섬만세운동 기념탑. ⓒ서성원

기념비를 세워놓으면 사람들이 눈여겨보게 될까

뚝섬만세운동 기념비를 세운 것은 대단한 일이다. 2019년 행사도 그랬지만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동의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만든 것이다. 
기념비를 세워두면 지역 주민이나 서울 시민이 관심을 갖게 될까. 특히 지역 주민들이 기념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현재는 기념비가 있다는 사실을 주민들이 잘 모른다. 기념비를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월이 흐르면 널리 알려질까? 그렇지도 않다. 우리 주변에 이런저런 기념비나 비석들이 있다. 관심 있는 몇몇 사람들만 알뿐 주민들은 잘 모른다. 예를 들어보자. 송정동 둑방 근처에 일제가 세운 '수신비(水神碑)'가 있다. 우리의 아픈 역사다. 그런데 이 비가 있다는 것을 지역 사람들도 잘 모른다. 

뚝섬만세공원과 트리마제

먼저 성수동 주민들에게 뚝섬만세운동을 알려야 한다. 그래서 뚝섬만세운동 기념비가 세워진 곳을 '뚝섬만세공원'으로 하면 좋겠다. 아니면 이름이 길더라도 '뚝섬만세운동 공원'도 괜찮겠다. 기념비 제막식 때 성동구에서 이곳을 '뚝섬문화공원'이라고 적어놨다. 성동구에서도 이곳을 어떻게 명명할지 고민했으리라. 공원 이름은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서울시를 거쳐서 지명위원회를 통과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곳의 면적은 대략 5200㎡으로 1500평 정도다. 강변북로와 닿아있지만, 방음벽으로 차단되어 있다. 한강은 성덕정나들목으로 연결된다. 서남쪽에는 수도박물관 공원과 잇닿아 있다. 이 모든 것보다 유명한 것이 있다. 내가 언젠가 택시를 탔을 때다. 서울숲 근처에 왔을 때다. “손님, 다음엔 트리마제 뒤라고 하세요.” 이러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알았다. 우리 동네가 아파트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을. 그래서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몇 년 후에, 뚝섬만세운동 공원이 근처라고 했을 때, 택시 기사들이 어디인지 알아듣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뚝섬만세공원이 잊혀지지 않는 역사로 남으려면

서성원

'뚝섬만세공원'이라는 안내판을 두 곳에 설치했으면 좋겠다. 물론 뚝섬만세운동을 설명하는 안내판도 있어야 하겠지.
이곳은 성수1가1동이다. 주민자치회 사업으로 뚝섬만세운동을 주제로 하는 행사를 한다면 주민들에게 공원이 알려질 것이다.
그리고 성동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성동문화원이 주축이 되어 삼일운동 행사를 이곳에서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만하다. 성동구청에 소속한 성동구립예술단체가 정기적으로 행사를 하는 방법도 있겠다. 구립극단은 이미 연극을 공연한 바가 있어서 손쉽다. 공원 현장에서 합창단 연주도 해봄직하다. 성동문화재단은 뚝섬만세운동을 소재로 프로젝트 사업을 하면 좋을 것이다. 성동문화재단은 성동구를 '문화도시'로 지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뚝섬만세운동을 이 사업을 연계해도 좋을 것이다. 뚝섬만세운동은 지역성을 드러내기에 좋고, 서울시민, 나아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뚝섬만세운동 자료를 많은 사람들이 만날 수 있게 제공하는 일도 해야 한다. 역사 연구가, 컨텐츠 창작자들에게 알려져야 한다. 그러면 뚝섬만세운동은 문학, 미술, 영상, 음악, 무용 등 창작물로 나와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문화 예술이 될 것이다.
역사를 잊은 동네 사람에겐 미래가 없다고 했다. 우리는 성동의 역사를 잊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우리 성동구는 크게 발전할 것이다.

기념탑 일부.  ⓒ서성원
뚝섬만세운동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한 정원오 성동구청장. (출처 성동구청 SDTV 캡처)
기념탑 안내동판. ⓒ서성원
2021년 2월 성동구 소식지(일부)
뚝섬만세공원 전체 모습. ⓒ서성원
2021년 가을의 뚝섬만세공원. ⓒ서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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