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업이 만난사람]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성동종합재가센터
[원동업이 만난사람]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성동종합재가센터
  • 원동업 기자
  • 승인 2022.04.26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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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정직해요, 다정해요!” 어르신이 요양보호사에게 건넨 말
건강한 노동, 따뜻한 돌봄이 소명! 통합적 돌봄이 몸과 마음의 치유 이르는 길
왼쪽부터 조현영 파트장, 성용숙 성동종합재가센터장, 유스앤 장애인 활동지원 파트장. 이들은 센터내의 전문서비스 직원들과 함께 노동을 돌봄으로 연결한다.

나는 최근 성동에서 함께 일하던 몇몇의 젊은 청년들 몇과 이별했다. Y는 할머니가 아프셨는데, 그 병간호를 자신이 맡겠다고 나서면서 서울을 떠났다. 할머니는 곧 돌아가셨지만, 그녀가 꾸린 짐은 고향 고성에서 풀린 뒤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청년 L은 아버지가 뇌종양으로 쓰러지면서 그 간병을 떠맡았다. 농사를 짓는데다 연로한 어머니가 그 일을 맡을 수는 없었다. 1년여를 곁에서 전일 간호를 하다가, 재활을 마친 아버지가 고향 집으로 돌아가자 그 역시 아버지 곁에 남겠다고 결심했다. 고향 집엔 소도 있고, 폭설에 무너진 비닐하우스도 있었다. 만약 국가에서 보다 전폭적으로 그들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었다면? 그들의 운명은 달라졌을까?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노령자들을 따라 장애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장애인으로 청각장애자는 2만8525명이 늘었다. 국민병인 당뇨로 투석을 하는 이들은 신장장애자로 등록되는데 이들도 급증했다. 지체장애가 1만4428명, 뇌병변도 1만3217명 신규 등록됐다. 이들도 모두 보호와 돌봄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다. 이들을 누가, 어떻게 돌보아야 할 것인가? 

서울사회서비스원 성동종합재가센터의 물품들. 다양한 통합돌봄이 필요하다
서울사회서비스원 성동종합재가센터의 물품들. 다양한 통합돌봄이 필요하다

개인과 가족에서 국가로 돌봄 서비스 이동했다. 그 책임 다하려는 것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하 서비스원)은 이러한 시기, 이러한 과제를 안고 출범한 서울시 공공돌봄 조직이다. 성동종합재가센터가 현장을 맡는다. 서울시에서 가장 먼저 성동구(구청장 정원오)가 자리잡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효사랑 주치의, 필수노동자 조례 등 활동으로 공공행정 부문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성동의 정책이 이를 당긴 것이다. 뚝섬역 3번출구앞 뚝섬미술관 2층에 위치한 센터를 찾았다. 돌봄의 최전선에서는 무슨 광경이 펼쳐지고 있을까?    

-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 대해 먼저 설명을 부탁한다. 

“돌봄은 이전까지 개인과 가족의 책임이었다. 그러다 국가와 사회의 책임으로 인식 변화가 생겼고, 그 변화를 가속한 것 중 하나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보험제도이다. 노인들의 치매를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이나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 등이 확대된 것이 크게 달라진 지점이다. 서비스원은 이러한 시대적 움직임에 부응하기 위해 (10여년간의 준비를 걸처) 2019년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국가 책임의 돌봄이라면서도 실제로는 민간에서 장기요양보험의 95%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지점에 대해서 공공이 직접 돌봄서비스 종사자를 고용하여 전체 돌봄의 서비스 수준을 높이려는 것이 설립의 의도다.”

센터내 직원이 직접 기획 구성 촬영해 완성했다. 이들은 소명과 사명으로 일한다

- 성동종합재가센터에 들어오다 보니, '행복한 노동, 따뜻한 돌봄'이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공공의 직접고용과 행복한 노동은 연관이 있을 듯하다.  

“우리는 정규직으로 처음 출발한 곳이다. 직원에 대한 고용 및 처우도 개선했다. 돌봄은 필수적인 일인 동시에 사람 존중 인권 존중의 서비스가 되어야만 하는 일이다. 따라서 이를 수행하는 돌봄노동 자체가 먼저 존중받고 돌봄노동자 자신이 행복해야 한다. 요양보호사 등에 대한 인식과 처우가 낮다. 시간제로  고용도 불안정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적 돌봄 서비스가 제대로 될 수가 없지 않겠나? 지속적으로 개인과 가족이 맡기 어려운 일이 늘어날 텐데 선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돌봄은 또 전문적인 영역이기도 하지 않나. 이용자에 따라 대처하고 서비스해야 할 내용들이 달라진다. 정규적인 역량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 최근 이곳 성동종합재가센터 돌봄서비스를 이용하고 계신 분을 우연히 현장에서 뵈었다. 요양보호사께서 돌봄노동에 대한 자부심과 전문성이 있으셨다. 
“2019년 성동종합재가센터가 문을 열면서 동고동락한 이들(직원분 혹은 동료들)이다. 지난해 창립 1주년 수기집 제목이 '성동 77개의 별을 따다'였다. 10년여를 요양보호사로 일하다 오신 분도 있고, 신입도 있었지만, 일흔일곱 명 직원들이 한 뜻으로 문을 열었다. 공공 영역 직원으로서 프라이드가 높은 분들이 많다. 우리의 위상을 우리가 만든다는 자부심이다.”

수가도 넘고, 한계도 넘어 돕고자 하는 사람들

-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특히 지난 2년이 넘는 동안 코로나19로 돌봄 현장은 더욱 어려웠을 것 같다. 
·성용숙 센터장 : “요양시설 이용자와 직원이 모두 격리됐을 때, 우리가 긴급 투입됐다. 코로나 긴급 돌봄에서 서비스원의 존재가치가 확인됐다고 해야할까? 초기엔 방호복도 없이 사명감으로 낮은 레벨의 방호복을 착용하고 24시간 돌봄을 진행했다. 요양보호사들의 돌봄을 지원하기 위해 함께 입소 한 방문 간호사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나도 같이 의논하느라 단체카톡방에 들어가 활동했다. 치매 어르신들은 증상이 폭력적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고. 언제든 코로나 확진자로 전환될 수 있는 이용자들이시기에 늘 날선 긴장이 현장에 있었다.”

- 많은 돌봄 노동자에 대한 지원과 '돌봄'의 역할을 센터에서 해야한다. 어떻게 지원하나?

·유스앤: “공공 영역이다 보니, 민간에서 감당이 안 되는 분들이 넘어오는 경우도 많다. 뇌병변 등 상태가 심한 경우 본인 의지로는 물 한 잔도 드시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화장실 한번 가려면 짊어지고 화장실로 이동해야 할 때도 있고. 월급제로 운영되니 고용의 안정 같은 장점 있지만, 각기 다른 상황에 있는 각기 다른 기질의 사람들과 부대끼는 일은 여느 직장이나 같다. 일당 백이면 좋겠다.”
·조현영 : “집에 계신 분들에 대한 긴급 돌봄이 우리의 주 업무다. 의사소통의 필요성과 욕구들이 많아 그런 교육들도 같이 한다. 스스로 찾아서 대기시간에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여러 노력들을 한다. 
·성용숙 : “각 환경에 맞춰 서비스를 해야 하니, 필요한 기술 및 케어에 대한 교육을 쉼없이 한다. 우리가 개발한 돌봄 키트도 여럿이다. 신체 활동 보조를 하면서 간호사와 동행하여 좀 더 전문적인 활동을 논의하기도 하고, 인지장애증 어르신 등의 인지 활동강화를 위해서는 작업치료사도 함께 근무하고 있다.”

성동종합재가센터의 소통의 단면. 현장이 중심이다라는 원칙을 고수한다

- 특별히 인상 깊은 지점들이 있다면?

·조현영 : “이런 공간에 어떻게 사람이 살아? 이럴 만큼 어렵게 살고 계신 독거노인도 많다. 한 분은 지상서 13 계단을 내려가 자연의 빛도, 환기도 안 되는 집에서 인지장애인 치매 증상으로 고통받고 계셨다. 사람에 대한 불신이 크셨고. 그분과 신뢰를 쌓고 지역 자원과 함께 장판을 갈고 공기정화기를 설치해 드렸다. 이후 동주민센터, 치매안심센터 등과 같이 주거를 1층 공간으로 이사했다. 그런 총력전이 기억에 남는다.”
·조현영 : “장기요양 사업은 이용자댁에 2-3시간 가서 일하도록 돼 있는데, 좀 더 수시 돌봄을 해야한다. 그런 역할 해내려고 노력하는 센터 분들이 많이 있다. 수가나 그런 데서는 아직 준비가 안 됐지만, 당뇨가 있어 저녁마다 쓰러져 있는 대상자가 있었다. 간호사가 함께 방문하여 저혈당을 예방 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논의하고 '저녁식사를 챙기면 새벽 저혈당 증상을 예방할 수 있겠다.'싶어 급여제공계획을 수정한 후 저녁시간에 비수가로 요양보호사들이 방문하여 저녁 식사를 챙겨 드렸다, 또한 저혈당과 대소변 훈련을 위해 출근 시간을 30분 앞당기는 등 직원들의 자발적 헌신 없으면 못하는 일이다. 공공이니까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 않나 싶다.”

마을과 함께 돌봄 필요한 이들의 희망이 되고 싶다

- 아이를 키우는 데 마을이 필요하다는데, 돌봄 역시 그런 것 같다. 중증의 위급환자를 살리기 위해 병원에선 의사들이 모여 한 환자를 집중토의 하기도 한다.

·성용숙 : “우리는 민간과도 적극 협조한다. 성동희망나눔 이일순 대표는 우리 장기요양 운영위원장이시다. 우리가 잘 자리 잡을 수 있게 도와주시기도 했고. 희망나눔은 노노 일자리 케어도 하시고, 사회서비스용 일자리 사업단도 있어 함께 성동구민의 돌봄 공백을 채우고자 하는 구상도 있다. 놀이 활동도 하고. 우석균(성수의원 원장)님도 촉탁의로 같이 해주신다. 이런 것이 우리의 장점이다. 상태 안 좋아지면 방문간호 서비스와 연계도 한다.”

- 돌봄노동은 어려운 이들을, 어려운 환경에서 돕는 일이다. 감정노동을 하기 있기도 하고. 어떻게 스스로를 돌보고 관리하고 넘어가시는가?

·성용숙 : “사명감? 소명의식? 그리고 우리가 함께 한다는 것. 그동안 우리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자발적으로 논의해 진행해 오셨다. 성동구서 우리가 하고 싶은 건, 통합돌봄이다. 장애인활동지원이든 돌봄이든, 주거 복지 간호 돌봄 지역 네트워크 자원연계의 전 역량을 투입하고 싶다. 우리에게 돌봄서비스를 의뢰하신 이용자들께서 마지막까지 온전하게 살다 가시는 게 우리의 목표다."

<성동종합재가센터 현장을 가다>
행당동에 살고 계신 전길영 선생(95)은 지난해 침대에서 떨어지는 낙상사고를 당했다. 고관절을 수술하고 오랜 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거동은 여전히 불편했다. 아니 거의 일어나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때 성동종합재가센터의 긴급돌봄과 연결이 됐다. 

자택으로 출근을 하게 된 요양보호사는 박정순 님. 전길영 선생님은 그를 '천사님'이라고 부른다. 이는 전길영 님의 인격상으로 당연한 일이지만, 거기에 합당한 이유도 있다. 정순 요양보호사는 선생에게 반가운 말벗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필요한 일상의 일들, 더구나 재활을 위해 필요한 조처들도 감당해 주기 때문이다. 혹여 모를 코로나 감염을 막으려 마스크를 두 장을 쓴다는 것, 결코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는 것. 이런 것도 전길영 선생은 안다. 그리고 실상 이 모든 것들이 돌봄 받는 이들을 위한 치유의 과정이기도 하다. 전길영 선생이 드디어 보조기를 이용해 걸을 수 있게 된 것도 이런 정성스런 돌봄 노동의 결과일 것이다. 

박정순 님은 멀리 금천서 여기 성동까지 온다. 집에서 더 가까운 센터가 없지 않지만, 굳이 여기까지 오는 것은 자부심 때문이다. 서울시에서 설립하고, 직접 고용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에서는 직원들이 서로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동과 섬세하고 따뜻한 돌봄.'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많은 노동 현장에서 지켜지지 어려운 원칙인 걸 스스로 안다. 

'반가운, 정직한, 다정한 그리고 사명감 높은' 이것은 전길영 선생이 박정순 요양보호사에게 느끼는 감정의 키워드다. 박정순 요양보호사님 또한 성동센터에 대해 이렇게 느낀다. 건강한 노동이 아름다운 돌봄을 낳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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