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김앤장
[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김앤장
  • 성광일보
  • 승인 2022.04.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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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김삼기

국민학교(초등학교) 다닐 때, 내 짝궁의 별명은 '마앤우'였다.
마(馬)씨 성(姓)을 가진 내 짝궁의 어머니의 성(姓)이 우(禹)씨라는 걸 알게 된 친구들이 내 짝궁에게 아버지 마(馬)씨와 어머니 우(禹)씨 성을 따서 만든 '말과 소'라는 별명을 부르다가, 내 짝궁이 화를 내자 은유적으로 부른 별명이 '마앤우'다. 

당시 나도 어머니의 성(姓)이 장(張)씨라는 걸 알게 된 몇몇 친구들로부터 아버지 김(金)씨와 어머니 장(張)씨 성을 따서 만든 '김앤장(김엔 장을 발라야 제맛) '이라는 별명을 듣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로펌이자, 최고의 위상을 자랑하는 로펌으로 '로펌계의 삼성'이라고 불리는 법률사무소 김앤장보다 내 별명 김앤장이 먼저 불려졌던 셈이다.
법률사무소 김앤장도 김(金)씨 성을 가진 변호사와 장(張)씨 성을 가진 변호사가 함께 세운 로펌이라고 한다.

내 별명이나 법률사무소 이름이 김씨 성과 장씨 성을 따서 붙여진 김앤장이지만, 김(金)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성씨고, 장(張)씨는 중국에서 가장 많은 성씨임을 생각해 볼 때, 김앤장이 한국과 중국의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이름이라는 생각도 든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 명단을 본 외국 기자들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주장(스킵) 김은정, 리드 김영미, 세컨드 김선영, 서드 김경애, 후보 김초희. 감독 김민정 6영 모두 김(金)씨였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스포츠 선수나 유명인의 이름을 보면 주로 장(張)씨가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김앤장이 우리나라의 김씨와 장씨를 상징하는 이름을 넘어,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재조명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한국의 김씨와 중국의 장씨가 합동으로 세계적인 회사를 만들 때, 김앤장이라는 상징적인 이름을 사용하면,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한국의 대표 성씨인 김과 중국의 대표 성씨인 장 덕분에 전 세계인에게 친근감을 주는 회사가 될 것이다. 
이앤이라는 네이밍도 좋을 것 같다.

이(李)씨는 한국이나 중국에서 두 번째 많은 성(姓)이고, 전 세계 인구 중에서 가장 많은 성(姓)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장(張)씨(7.9%)와 이(李)씨(7.8%)가 가장 많은 성(姓)이기에, 장삼이사(장삼이사) 같은 사자성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 張三李四(장삼이사) : 중국에서 유래된 말로, 장씨(張)씨의 셋째 아들과 이씨(李)씨의 넷째 아들이라는 뜻으로, 이름이나 신분이 특별하지 아니한 평범한 사람들을 이르는 말.
한국이라면 김(金)씨(21.5%)와 이(李)씨(14.7%)가 가장 많은 성(姓)이기에, 김삼이사(金三李四)라고 했을 것이다. 
요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공직자 퇴임 후 법률사무소 김앤장으로부터 받은 연봉이 밝혀지면서, 역대 정권의 김앤장 회전문 인사까지 이슈가 되고 있다.
법률사무소 김앤장이 한국을 대표하는 로펌을 뛰어 넘어 세계적인 법률사무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권의 회전문 인사라는 불명예스러운 소리를 듣지 않아야 한다.
내가 자의적으로 김앤장(한국의 金, 중국의 張)이라는 의미를 부여했지만, 그래도 그 이름값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의 법률문제뿐만 아니라, 경제 및 사회 전반에 걸쳐서도 주요 역할을 감당하는 김앤장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김(金)씨 성(姓)과 장(張)씨 성(姓)을 가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때 나처럼 김앤장이라는 별명을 가진 자들을 위해서라도 법률사무소 김앤장이 정권의 회전문에 연루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법률사무소 김앤장이 전관예우뿐만 아니라, 판검사로 임용될 가능성이 높은 변호사를 특별채용하여 우대한 후, 나중에 그들이 판검사로 임용되면 자사에 유리하도록 판결하게 하기 위한 후관예우도 자행해서는 안 된다. 


[단상]
우리나라에서는 부모가 김씨와 이씨인 '김앤이'가 가장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리 딸과 아들도 '김앤이'입니다.)
4월의 마지막 한 주도 신록과 함께 힘차게 출발하며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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