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연 꽃
[수필] 연 꽃
  • 성광일보
  • 승인 2022.04.2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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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백중
수필가
성동문인협회 이사
윤백중

자평에서 문산을 다니는 중앙선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곳을 지난다.  예전에는 양수리라고 불렀다. 지금은 한글로 풀어서 두물머리로 많이 부른다. 물이 합류하는 근처에 '물과 꽃의 정원'으로 부르는 넓은 연꽃 단지가 있다. 중앙선이 지나는 양평역에서 가까운 거리다.

지난여름은 유난히 더운 여름이었다. 무더위를 피해서 8월에 아내와 갔더니 철이 조금 지났다. 제철에 만발한 꽃도 좋지만 2주정도 지난 때도 좋았다. 정문을 들어가면 흐르는 냇물이 있다. 냇물가운데 징검다리가 있다. 흐르는 물 가운데 돌로 된 다리를 짚고 조금 내려가면 장독 대 분수가 있다. 백여개는 되어 보이는 항아리와 독(?)으로 만든 분수대다. 여려 항아리에서는 더위를 식혀주는 분수가 뿜어 오른다. 낮은 높이, 중간 높이, 높은 높이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뻗친다. 남쪽으로는 연꽃이 만발한 큰 논과 같은 몇 곳의 늪이 나온다. 연꽃을 포함하여 270여 가지나 된다는 식물이 아름다운 풍광을 뽐내고 있다.

흰색, 분홍색, 붉은색의 주먹만 한 꽃들이 장관을 이룬다. 불럭이 여러 군데 있다. 남한강 쪽에는 바다 같은 강물이 연꽃과 조화를 이루어 현란하다.
북한강 쪽은 남한강보다 조금은 좁지만 끝이 안보일 정도로 멀리 보이고 운길 산 쪽에는 많은 나무와 민물장어 양어장이 어렴풋이 보인다. 별채로 된 공간에 세한정(歲寒庭)도 있다. 추사(秋史)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를 입체적으로 재현한 긴 설명의 세한도(歲寒圖)도 볼만하다. 세미원과 두물머리를 연결하는 샛강에는 52척의 나룻배를 이어 만든 배다리가 있다. 건너면 두 물 머리를 상징하는 키 큰 나무쪽을 가게 된다. 느티나무는 수령이 400년이라는 팻말이 있다. 두 물 머리를 상징하는 이 느티나무는 버스를 타고 가도 보이고 열차를 타도 잘 보인다. 이곳에도 많은 연꽃이 있다. 길옆에는 노점상들도 많이 있고 영업하는 사진사들도 있다.

연꽃이 만발한 광장에는 볼거리도 많다. 여러 유형의 인형도 있고 예술가치가 있는 조각품도 볼 수 있다. 연꽃 박물관도 들어가 구경했다. 연꽃에 대한 유래도 많은 공부가 되었다. 연꽃과 관계있는 자료도 많이 보았다. 고대 인도에서 시작된 신화가 중국을 거처 고구려 17대 소수림왕(小獸林王)(?~384)때 들어온 불교는 연꽃과 많은 인연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연꽃은 영원한 불멸의 생명과 내세의 무한한 생명을 상징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해가 뜨고 질 때마다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연꽃은 생명의 근원인 빛과 회생(回生)을 연상하게 했다 불교에서는 관음보살이 중생의 괴로움을 해결해 주는 것을 상징하는 의미로 손에 연꽃을 들고 있다고 한다. 

연꽃도 빛을 좋아하는 식물로 생명의 원천인 물과 태양과는 필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 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태초 세상에는 물만 있었고 그 물속에 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맑고 깊은 물을 생명의 근원으로 생각했고 연꽃은 생명과 부흥을 의미했다고 믿었다. 물에 핀 연꽃에서 황금처럼 빛나는 태양이 떠오른다고 생각했다. 연꽃과 태양신을 연관시키는 것은 태양이 떠오르면 연꽃도 피고 해가 지면 연꽃도 시드는 것으로 생각하고 태양이 뜨면 연꽃도 같이 피는 것으로 태양과 연꽃은 밀접한 관계라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진흙 속에 있는 뿌리는 지하의 세계, 물위에 있는 줄기를 지상의 세계, 꽃은 대기 중에 자라는 하늘에 세계라고 믿었다고 한다. 연꽃은 다른 꽃보다 크고 깨끗하다. 요즘 사람들이 속세에 찌듦으로부터 조금 떨어져 살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하고 산다. 인간세상의 번뇌를 피하고 싶을 때 자연과 가까이 하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 백제 무령왕릉에 벽화도 대연화(大蓮花)가 그려있고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에도 연꽃무늬를 볼 수 있다. 이는 연꽃이 사후 세계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연꽃은 꽃만 예쁜 것이 아니고 잎도 모든 식물 잎의 대부 겪으로 보인다. 어려서 본 담배잎과 비슷한 것 같다.

세미원의 연꽃 동산은 속세의 찌든 머리를 맑게 씻어 주는 콜라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연꽃은 서울 근교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요즘은 신설 골프장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대단위 단지는 없지만...
세미원은 몇 년 전부터 매년 아내와 같이 다니고 있는 곳이다. 올 여름에는 제철에 활짝 핀 연꽃을 보러 가야겠다.             (E-mail bjyoon104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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