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50플러스센터 개관
성동50플러스센터 개관
  • 원동업 기자
  • 승인 2022.05.12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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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온다. 경험과 자본 축적한 첫세대 선배시민 신중년들
“불확실과 노령 앞둔 그들, 전환 돕는 공간과 활동 준비 완료”
성동50플러스센터 개관식에 참여한 성동사람들. 정원오 구청장(앞줄 가운데)은 센터가 입주한 서울숲더샵 주민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2021년, 대한민국의 총 출생아 수는 26만500명이었다. 2020년에는 27만2300명이었고, 2019년에는 30만3100명이었다. 그렇다면 내년이면 50살이 되는 1974년의 출생아 수는 얼마였을까? 92만3천여 명. 1955년부터 1974년까지 20년 동안 최대 108만1천여명(1960년)에서 최소 90만8천여 명(1955년)까지 줄곧 90만 명을 넘는다. 2020년 현재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이 겨우 0.84명인데 반해, 위 20년 동안 출산율은 최소 3.8명에서 최대 6.2명이나 됐다. 즉, 올해부터 향후 20여년 동안 50세를 넘는(50플러스)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분포를 이루게 된다.     

성동50플러스센터가 개관했다. 개관 당일 센터를 준비하고 운영해갈 이들이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경험과 자본 있지만, 대전환 앞두고 준비 필요 

50플러스들은 누구인가? 현대를 디지털 시대라고 한다면 이들은 철저한 아날로그 시대를 경험한 이들이다. 농업에서 제조업 그리고 정보혁명의 시대를 거쳐간다면, 이들은 소가 쟁기질하고, 집에서 소와 돼지와 닭을 키우던 시대를 거쳤다. 이들은 해일처럼 일어나던 제조업시대의 주역이었다. 곳곳에 도로가 닦이고 차량들이 홍수를 일으키고, 빌딩이 서는 시대를 거쳤다. 이들은 권위적 독재정치를 몰아내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세대이기도 하다. 그리고 현재는 메타버스와 NFT의 4차 정보혁명 시대를 관통하고 있기도 하고.
그래서 이들은 자산과 경험과 지식을 축적한 첫세대다. 동시에 지금은 일터에서 퇴장을 준비하거나 이미 진행된 세대이다.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평균 수명 83세까지의 긴 공백의 시간이다. 이들의 과제는 그래서 일터 이외, 새로운 장에서 적응하고 새로운 이들과 맺어야할 관계다. 이들은 어떤 나침반을 손에 쥘까? 누가 이들 옆에서 친구가 되어줄까? 
성동50플러스센터가 지난 4월 29일 한양대 건너편 서울숲더샵 상가3층에 개장했다. 50플러스는 바로 이들 신중년을 위한 공간이요 활동이다. 현장을 들러 초대 이정아 센터장과 만나 센터 전반에 대해 들었다. 

센터를 준비중인 이정아 센터장. 그는 시장, 은퇴자 금융교육, 사회복지와 마을활동 등 여러 영역에서 일했었다

- 50플러스가 성동에도 개관한다. 의의가 있다면?
“호모 헌드레드의 시대라고 이야기한다. 100세까지 사는 세대는 인류가 처음 맞이하는 사태다. 우리나라 평균 기대 수명이 83.5세다. 매년 평균 수명은 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선 50이면 은퇴가 시작되고, 60세까지 직장에서 버티는 확률은 8%밖에 안 된다. 생애 전환의 시기이자, 새로운 삶이 시작되어야 할 때다.”

일자리가 최대의 복지, 창업준비실과 컴퓨터실도 준비

- 성동50플러스는 어떤 곳인가? 어떠한 일을 하나? 
“전환을 위한 인생설계가 큰 축을 차지한다. 일, 재무, 사회공헌, 사회적 관계, 가족, 여가, 건강 등 생애설계의 기본에 대한 맞춤형 상담이 있고, 이를 돕는 프로그램도 구축돼 있다. 역량 강화를 위한 자서전쓰기나 퍼스널브랜딩도 있고, 축적된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도 함께 도움받을 수 있다. 은행권에 계셨던 분들의 경험을 활용하는 재무상담역을 맡으실 수도 있고, 교직에 계셨던 분들에겐 지역의 배움을 지원하는 일과도 연결된다. 이분들의 창업과 창직 등도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한 다양한 지원공간들이 여기 있다.”

- 많은 일을 준비하고 계시는 것 같다. 가장 중심이 되는 분야가 있다면?
“다양한 선택을 하실 수 있는데, 결국 일자리가 최대의 복지라는 관점에 우리가 서있다. 내가 계속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면 신중년 세대가 맞닥뜨리는 여러 문제를 해소하는 게 가능하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소외감은 다양한 일과 활동에 참여하면서 해결될 수 있다. (커뮤니티를 가지면 상호 정보교환 등을 통해 건강관리도 된다) 50플러스는 인생이모작센터 같은 곳의 연장인데, 그 출발에는 은퇴세대의 엄청난 실패라는 문제의식이 바탕이 됐다. 치킨집이나 대만카스테라 같은 경우처럼 일회성, 단발성 창업 등도 많았는데 아시겠지만, 그건 위태한 일이었다. 이들에 대한 조직적 체계적 사전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불확실한 시대, 은퇴 및 질병위험 등에 집중 대응해야

현대를 초뷰카(변동성(Volatile), 불확실성(Uncertain), 복잡성(Complex), 모호성(Ambiguous)의 머릿글자를 딴 뷰카(VUCA)의 더욱 심화된 형태)의 시대라고 한다.  코로나19처럼 미증유의 사태가 닥치기도 한다. 기후변화가 바꾸어놓은 탄소중립의 시대는 산업질서를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개인적인 상황에서도 큰 변화가 있다.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과 비만 등 대사증후군은 악화된다. 이로 인한 합병증은 물론 본격적으로 질병에 노출되기 시작한다. 우울증, 치매, 난청, 골다공증, 관절염, 호흡기질환 등 노인성 질환도 출몰한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임진왜란 같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 어떤 이들에게 눈길이 가나? 어떤 이들이 준비해야 하나?
“중년의 남성들이 열심히 회사생활만 하다가, 갑자기 일을 그만 두게 되면 무력해지기도 한다. 사회적 지위를 가졌던 분들 중엔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 분들도 많다. 여성들은 수다를 통해 다양한 대화와 커뮤니티를 갖는 반면에 남성들은 감정의 표현이 서툰 것도 사실이다. 일 중심으로 살아오셨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제 같이 배워야 할 때다. 도시농업 과정 같은 게 그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생명을 키우며 본인이 치유되기도 한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요구도 충족될 수 있다. 이곳 50플러스도 도시농업을 접할 수 있다.”

- 성동50플러스를 수탁 운영하게 된 곳이 (사)성동마을넷 동네[대표 고경진, 김만순]다. 이정아 대표도 이곳서 오래 같이 일하셨다. 의미가 있다면?
“대상자가 될 분들을 분석해 보면 성동 인구의 대략 1/4 정도가 해당[만50세~65세, 68,509명 21.11%]한다. 이들이 두텁게 자리잡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지원체계가 없으면 허리가 무너지게 되는 거다. 부양을 하는 마지막 세대이고,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척추 같은 세대다. 윗세대와 아랫세대를 잇는 허브같은 존재이기도 하고. 우리들은 주민들과의 접점이 컸었다. 마을 안의 다양한 주민주체들과 자치회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런 점이 굉장히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공공 복지가 저소득층, 장애인 등 선별적 복지적인 측면이 있다면, 50플러스는 보다 보편적인 복지로의 확장이라고 생각한다.”

- 50플러스 세대에게 특별히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그분들이 우리의 선배시민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분들과 함께 우리도 인생2모작에 나서는 거. 우리는 핵심적인 가치로 전환과 환경, 돌봄과 건강을 내세우고 있다. 유의미한 활동을 함게 하심으로서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중추적 역할을 해낼 것이다.”

(사)성동마을넷 동네가 50플러스를 위탁운영한다. 왼편부터 동네 공동대표 김만순, 이정아 전 팀장, 고경진 공동대표

시장과 은퇴자들과 마을에서 단련해 왔다.

이정아 센터장은 사업을 했었다. '돈을 버는 게 좋아!' 대학 대신 학사주점을 택했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장을 보고, 밤에는 한두 시까지 문을 열었다. 주말엔 학생들이 없으니 좀 쉬긴 했지만, 그렇게 3년을 버텼다. 그리고 늦게 대학에 갔고, 집에 손을 벌리기는 싫어 알바를 병행키로 마음을 굳혔다. 그때 시작하게 된 것이 나중에는 전국에 뻗어나간 초대형 감자탕집 영업매장이었다. 

매장 1천 평에 주차장 1천 평. 아이들을 데려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터가 있는 곳이었다. 알바로 시작한 그는 곧 매장 매니저를 맡게 됐다. 경영을 직접 해본 이의 시각과 실행력이 낭중지추 같았던 것. 이후 이곳이 전국에 프랜차이즈 매장을 열어갈 때, 매장의 준비와 교육을 이정아 매니저가 책임졌다. 전국을 다니면, 매장을 여는 일이 재미있었지만, 노후자금을 거의 투자해 새로 시작하는 은퇴자들이 눈에 밟혀 잠을 잘 수도 없었다. 2주쯤 진행되는 프로젝트시마다 다시 다짐했다. “이 돈을 날리게 할 순 없어!”

사회복지를 공부한 그는 성남의 금융복지상담센터서도 일했다. (사)희망살림의 사회적기업 에듀머니(대표 제윤경)가 전체 틀을 짰고, 박원순 시장은 서울복지재단에 넘기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자체중 처음 센터로 만들어 역할을 했던 곳. 여기서 그는 노인들에 대한 금융사기 예방교육을 1만여 명 넘게 진행했고, 재취업자 금융교육을 정기프로그램으로 제안했었다. 돈을 단순히 재정적 도구가 아니라, 삶의 주체적 선택으로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자 했던 것도 그였다. 성동과 연을 맺은 것은 옥수복지관으로 왔던 사회복지 실습.

50플러스를 (사)마을넷동네가 맡게 된 것은 상징적이다. 신중년들은 이제 바깥의 일터에서 지역으로 차츰 접속될 것이다. 일만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으로서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일을 배우기 시작할 것이다. 일만 아니라 스스로와 이웃이 함께 성장해 가는 여정의 기쁨도 알아가면서, 그들이 우리 곁으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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