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찻잔에 쏟아지는 햇살(2)
[단편소설] 찻잔에 쏟아지는 햇살(2)
  • 성광일보
  • 승인 2022.06.1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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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태
조진태

그런 모습을 어이없이 지켜보던 혜옥은 두 아이를 와락 끌어안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가슴으로만 내질렸다. 그러면서도 두 아이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말했다.

“괜찮아, 우리 아가들. 엄마가 잘 못했어. 착한 일 했어. 착한 일이고말고.”
그렇게 해서 5년의 세월을 보냈다. 한 칸의 사걸세 방을 면하고 두 칸 방의 전세를 얻었다.

두 아이의 공부방 한 칸 따로 주고, 모처럼 부부만 쓰는 방 한 칸이 생겼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몰랐다. 하지만 좀 더 불편하더라도 내 집 마련을 할 때까지 참자 싶어 아내와 상의한 끝에  방 한 칸을 전세로  주고 보증금을 받았다. 
그런데 그날따라 야간 중학교에서 가르쳤던 제자 한 명이 찾아왔다. 학생 때 하도 공부를 잘해 기억나는 제자였다.  정영문이었다.
“선생님, 이런 말씀 드리기 참으로 죄송하지만 선생님만은 저 사정을 이해해 주실 것 같아 찾아왔습니다.”
“무슨 일인지 말해 보게나.”

“실은 저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역시 가정형편이 어려워 야간고등학교를 나온 후 신학대학에 들어가 목사가 되었지요. 지금 금호동에 있는 소망교회에 부목사로 있습니다. 다음 일요일 그 교회에서 결혼식을 갖게 되었는데 결혼 비용이 없어서 선생님께 염치불구하고 빌리려 왔습니다. 민준호는 전세금 받이 놓은 것이 생각나 액수를 물었다.

“얾마나?”
“5십만 원 정도요. 넉넉잡고 10 일 정도면 갚을 수 있어요. 결혼 축의금도 받을 테니까요.”
민준호는. 잠시 난감한 생각이 들었으나 전세금 오십만 원 받아놓은 것이 생각나서 승낙하고 말았다.
“이 돈은 전세금 받아 놓은 것이니 명심해 주기 바라네.”
돈을 건네주며 당부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감사합니다.”
그러나 그 후 열흘이 지나고 보름이 되었지만 소식이 없었다. 
민준호는 걱정이 되어 제자가 말한 금호동 산등성이에 있다는 소망교회를 찾아갔다.
그의 말대로 소망교회는 개척교회로 아담하게 지은 건물에서 신도 백여 명이 예배를 보는 교회였다. 예배가 끝나고 신도들이 돌아갈 때 어느 한 신도를 붙잡고 물어보았다.

“정영문 부목사를 만나려 왔는데요.”
“그런 분은 없는데요. 우리 부목사님은 신동석 목사님이시고요.”
“그럴 리가?”

민준호는 얼른 교회 안으로 들어가 부목사도, 담임목사도 만나 봤지만 한결 그런 분은 여기 온 적도 없다고 했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다. 그 후 여러 곳을 그의 친구를 통해서 수소문 해 보았지만 알 길이 없었다. 정영문은 함양차사였다. 
아내에게 면목이 없었다. 아내 혜옥은 준호를 오히려 위로 했다.

“너무 맘 상해 하시지 말아요. 제자 분도 오직 살기 힘들었으면 선생님 돈 갖다 쓰고 못 갚겠어요. 잊어버려요.”
그렇게 말하는 아내는 직장 일 외 돈 되는 일이라면 부지런함을 멈추지 않았다.
어떻게 흘러갔는지 다시 십년의 세월이 갔다. 아이 둘도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입사해 충실히 일하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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