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라비언 법칙
메라비언 법칙
  • 성광일보
  • 승인 2022.07.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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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杉基/시인, 칼럼니스트
김삼기

지난 8일 한국갤럽이 내놓은 윤석열 대통령의 7월 1주 차 지지율은 취임 후 처음으로 37%까지 떨어졌고, 부정평가도 49%로 취임 이후 최고치였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인사'가 25%로 가장 높았고,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 12%, 경험·자질 부족 8%, 외교 6%, 독단적·일방적 6% 등의 순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면 정책추진이 어려워지고, 20%대까지 떨어지면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불가능해진다고 본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선거 때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하지 않았다. (지지율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선 때는 다른 후보와 비교되는 상대평가 지지율이었으나, 지금은 민심과 연결되는 절대평가 지지율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나 국가 차원에서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갤럽 조사에 의하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한 달 사이 10%p 이상 빠졌는데, 6월 1주 차 조사에서 긍정평가가 53%였지만, 매주 하락해 2주 차 53%, 3주 차 49%, 4주 차 47%, 5주 차 43%를 기록했다.

이에 정치평론가나 언론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취임 초에 이렇게 빨리 하락하는 이유를 대체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수행 능력 부족과 여당인 국민의힘의 내분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작고 조용한 대통령실도 각 부처에 힘을 실어주면서 나름대로 잘 하고 있어, 윤석열 정부의 국정능력도 크게 부족하지 않고, 여당인 국민의힘의 내분도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4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윤석열 정부의 미숙한 국정수행 능력과 국민의힘의 내분이 윤 대통령 지지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두 요소가 지지율 30%대까지 떨어뜨리는 주범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대통령 지지율은 대통령과 국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윤 대통령 지지율을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접근해 보고자 한다.

50년 전,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은 그의 저서 침묵의 메시지(Silent Messages)에서 메라비언 법칙(The Law of Mehrabian)을 발표했다.

메라비언 법칙은 사람간의 의사소통에서 언어적 요소의 중요성은 7%에 불과하고, 청각적 요소는 38%, 시각적 요소는 55%를 차지한다는 커뮤니케이션 이론이다.

여기서 앨버트 메라비언이 말한 시각이미지는 자세·용모와 복장·제스처 등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을 말하며, 청각은 목소리의 톤이나 음색(音色)처럼 언어의 품질을 말하고, 언어는 말의 내용을 말한다. 

메라비언 법칙에 따르면, 소통에서 호감 또는 비호감을 느끼는 정도는 말의 내용이 차지하는 언어적 비중은 7%에 불과하고, 태도나 목소리 등 말의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비언어적 비중이 93%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는 메시지보다 말투에 더 신경을 써야 하고, 그리고 얼굴 표정과 태도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상대방으로부터 신뢰를 얻어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소통을 할 때 내용 자체보다 전달하는 방법이 훨씬 중요하다는 게 메라비언 법칙의 핵심이다.

윤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는 통로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자회견이나 기념사 그리고 민생 현장방문 등이 있지만, 그 어느 것보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회견)이 주요 통로라 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매일 새벽 온라인으로 그날의 스크랩 내용과 예상 현안에 대한 내용을 참모로부터 받아, 나름대로 준비하고 도어스테핑에 임한다고 한다.

사실 도어스테핑에서 윤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내용은 야당에서 지적하는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말투는 강한 음색이 도전적으로 들려 윤 대통령의 긍정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우리 국민 대부분의 생각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질문이나 요구에 대해 분명하지 않은 태도를 보일 때 주로 쓰는 감탄사 ‘글쎄’를 남발하고, “뭐 그렇지 않습니까?”라는 식의 거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우리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부정적인 요소다.

출근길에 양 어깨를 흔들며 걷는 걸음걸이도 뭔가 목표를 다 이루고 난 후 여유 있는 모습으로 비춰져 부정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에서 국민을 대변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할 때, 내용의 중요성은 7%에 불과하고, 음색의 중요성은 38%, 그리고 태도의 중요성은 55%를 차지한다는 메라비언 법칙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대선후보 시절 도리도리도 고친 윤 대통령이기에, 도어스테핑에서 강한 음색과 부정적인 태도도 충분히 고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래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데드크로스에서 벗어나 탄탄한 기본 지지율을 형성할 것이고, 그리고 그 기반 위에 국민을 위한 정책과 원만한 국정운영이 뒷받침 될 때 비로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골든크로스에 진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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