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원의 엉뚱 발랄 성동 이야기] (51) 벽파 이창배
[서성원의 엉뚱 발랄 성동 이야기] (51) 벽파 이창배
  • 서성원 기자
  • 승인 2022.07.12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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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처 몰랐지만, 이창배는 성동인의 자랑
신명 나는 전통 소리 '선소리 산타령'의 맥을 이어준 국악계의 큰 별
왕십리역 광장에 있는 벽파 이창배 동상.ⓒ서성원

성동구민에게 묻습니다. 이창배를 아십니까?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보겠습니다. 성동구에 동상이나 흉상이 몇 개나 있을까요. 동상이 있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에게 내놓아 자랑할만한 인물이겠지요. 그래서 성동구에 있는 동상을 제가 알고 있는 것만 따져보겠습니다.  왕십리역 광장에 3개, 도선동에 김정호, 무학봉근린공원에 무학대사, 한양대 캠퍼스에 김연준 박사 동상이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경기소리축제 리플렛>
  위에 표는 2022년 제 11회 경기소리축제와 제30회 '선소리 산타령' 발표회 리플렛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선소리산타령이 언제 만들어져서 오늘까지 전해져 오는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유동 인구 많은 왕십리역 광장에 있지만, 존재감 없는 이창배 동상

성동구에서 사람들 왕래가 최고로 많은 곳이 왕십리역입니다. 이곳에 김소월 시인의 흉상이 있고, 소녀상이 있고, 이창배 동상이 있습니다.
필자가 성동신문에 연재를 시작하기 오래 전입니다. 언젠가 왕십리역 광장에 갔을 때, 김소월 시비와 흉상을 살펴봤습니다. 그 옆에 서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해서 둘러봤습니다. '벽파 이창배'라니? 누구지? 그래서 바닥에 적어놓은 그의 생애를 읽고서 전통 음악을 하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나에겐 낯선 이름이었습니다. 
나만 그럴까요. 왕십리역 광장에 둘러보는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요? 쓱 둘러보는 정도, 딱 그 정도이지 않을까요. '이창배'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동상 가까운 곳, 바닥에 '벽파 이창배의 생애'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그의 생애를 간단하게 안내해놨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이렇습니다.

'선생은 50여 년간 성동구에서 우리의 전통 소리와 더불어 사신 자랑스러운 성동인이다.'

자랑스러운 분이라면 널리 성동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하는데, 현실을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동상을 세울 정도의 인물이 아니었던 걸까요? 

신명 나는 전통 음악, 현재에도 이어지는 '선소리 산타령'의 가치 

자료를 찾아보았더니 지난달에 소월아트홀에서 공연이 있었습니다. 2022년 6월 28일입니다. 
우리가 몰랐고 관심이 적어서 놓쳤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소리 산타령'은 도대체 어떤 노래일까요?
서한범 교수가, 우리 전통 소리 중에서 신명 나는 노래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합창곡입니다. 노래 내용은 어떨까요? 자연입니다. 우리의 산과 강을 노래합니다. 내가 들은 노래도 그랬습니다. 한양 도성 문을 나설 때 만나는 산이나 자연 풍광을 노래하더군요. 
노래를 서서 부른다고 해서 '선소리', 앉아서 부르면 '좌창'이라고 한다고 하는데, '산타령'은 서서 해야 더 신명난다고 합니다. 우리 전통 음악은 '한'을 담는다고 하지요. 그래서 구성지거나 슬픈 정조가 깃들어 있곤 합니다. 여기서 한발 벗어난 노래가 경기민요입니다. '선소리 산타령'은 경기민요입니다. 어쨌거나 신명 나는 전통 소리를 듣고 싶은 분은 찾아서 들어보기 바랍니다.
'선소리 산타령' 명창은 누구일까. 뚝섬패, 왕십리패가 유명했다고 합니다. 모두 성동구입니다. 지금도 행당동 주변엔 전통 소리를 하는 명창분들이 제자를 길러내고 있습니다. 이 땅에 이창배가 있어서 이렇게 되었을 것입니다. 뚝섬에는 전통 소리의 맥이 끊겨서 아쉽긴 합니다.
이창배에 대해 알고 싶어서 제자 황용주 명창님에게 전화 연락을 드렸습니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긴 얘기를 할 수 없다고 하셔서 다음 기회로 미뤘습니다. 아쉬웠습니다. 쾌차하셔서 '선소리 산타령' 보존회를 오래오래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벽파 이창배의 생애를 돌아보다

벽파 이창재, 출처 경기소리축제 리플렛

이창배는 1919년 성동구 옥수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최경식(崔景植)으로부터 경기 좌창과 시조, 민요를 배웠고, 이명길(李命吉)로부터 '선소리산타령' 을 배웠다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음악단 단원으로 활동했습니다. 1951년에 국립국악원 국악사로 재직하였습니다. 1968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선소리 산타령>예능보유자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1969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연구원을 설립하였고, 경기민요와 서도민요 보존연구회장을 역임하는 등 <선소리 산타령〉의 보존과 보급을 위해 애썼습니다. (출처 위키백과)
△이창배 저술 : 한국가창대계(韓國歌唱大系), 가요집성(歌謠集成), 증보가요집성(增補歌謠集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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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2022년 7월 7일에 왕십리역 광장을 찾았다. 왕십리역과 광장을 바라보는 이창배가 우리에게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서성원
왕십리역사 방향에서 바라본 왕십리역 광장.ⓒ서성원
공연 발표 사진 자료. (출처 선소리 산타령 30회 발표회 리플렛)
2022년 6월 28일 소월아트홀에서 가졌던 '선소리 산타령 발표 공연' 리플렛 중 일부. (출처 선소리 산타령 30회 발표회 리플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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