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믿음[信]은 모든 일의 시작
[수필] 믿음[信]은 모든 일의 시작
  • 성광일보
  • 승인 2023.01.3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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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석
수필가, 성동문인협회 회장
이규석

이목지신(移木之信)이란 말이 있다. 중국 진나라 효공 때의 재상 상앙은 법가의 한사람으로 꼽을 만큼 법에 대한 지식이 많았다. 상앙의 법치주의는 부국강병을 가져와 진나라 시황제의 천하통일의 기반이 되었다. 상앙은 법을 제정해 놓고 백성의 불신을 염려하여 법을 시행하기 전에 백성들의 불신을 없애기 위해 먼저 한가지 계책을 내놓았다. 

큰 나무를 남문 저잣거리에 심어놓았다. 그리고 이 나무를 동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10량을 주겠다고 했으나 희망자가 없어서 50량을 주겠다고 하니 옮기겠다는 사람이 나왔다. 나무를 옮기자 즉시 50량을 주어서 나라가 백성을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고 나서 이미 만들어 놓았던 법을 공포하여 시행하였다. 

그러나 법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때 태자가 법을 어기는 사건이 일어났다. 상앙은 법에 따라 태자의 스승인 태부를 법에 따라 처형하고 또 다른 스승인 태사를 처벌하니 백성들은 법을 준수하게 되었다. 10년이 지나자 백성들은 이 법에 대하여 만족하게 되었다.

길에 떨어진 남의 물건을 줍지도 않았고 도둑이 없어졌으며 집마다 풍부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 나라와 백성, 백성과 백성 사이에 믿음 즉 신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니까 개인 간의 다툼을 두려워하여 싸움이 없어졌고 이웃 나라와의 싸움에는 용감해졌다. 서로 믿음으로써 상생을 하고 시너지 효과까지 나타난 것이다.

공자는 정치의 3요소인 병(兵), 식(食), 신(信) 가운데 신을 끝까지 지켜야 하며 백성들에게 믿음이 없으면 임금은 존재할 수 없다는 민무신불입(民無信不入)이라 하였다. 조선의 개국공신인 정도전이 한양도성을 만들 때 동대문은 흥인지문, 서대문은 돈의문, 남대문은 숭례문, 북문은 홍지문이라 하고 중앙에 종루를 만들어 파루를 쳐서 4 대문을 여닫게 하였는데 이 종루의 이름을 보신각이라 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인의예지(仁義禮智信)가 모두 중요하되 나라의 근본으로 신(信) 즉 믿음을 제1로 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위 K방역이 우수하다고 세계만방에 자랑했으나 예방 접종을 위한 백신 확보를 제때 못 하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방역 불신을 불러 국민이 불안해하는 결과가 초래되어 안타깝다. 부동산 정책은 3년여 동안 26회나 발표하고 법까지 개정하였으나 부동산값만 천정부지로 올려놓아 모든 국민을 힘들게 하고 특히 젊은 세대와 무주택자의 꿈을 앗아가는 일이 생긴 것은 정부나 국민이 모두 가슴 아픈 일이다. 재난보조금을 지급하다 보니 세수가 부족하여 부동산 가격을 폭등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고 토지 공개념 도입 등을 주장하는 고위층 인사들의 말을 확대하여 해석하여 사회주의로 가려 한다는 등 부동산 문제로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믿음을 크게 잃는 바가 되었다. 

화랑도 세속오계의 다섯 번째는 붕우유신(朋友有信)이다.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021년에 개최된 도쿄올림픽 펜싱 사브로 단체전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4인이 말한 금메달의 원동력은 서로 '무한신뢰'였다고 했다. 

믿음이란 것이 어찌 나라와 백성, 백성과 백성, 친구와 친구에게만 중요할까.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를 말한 것이 많지마는 사람이 사람과 하려는 모든 일이 결국 서로의 믿음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심지어는 자신이 자신을 믿음으로써 의지가 굳건해지고 일을 성공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믿음[信]은 모든 일의 시작이고 성공의 기본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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