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쌤의 책세영세(冊世映世)책으로 만나는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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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광일보
  • 승인 2023.03.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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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논설위원

우리는 삶의 수용소에서 자유로운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를 읽고.

김정숙 논설위원

삶이 무료하거나 우울이 엄습해올 땐 어둡고 습한 기운으로부터 자신이 벗어나려는 도구를 활용하는 건 꽤나 도움이 되는것 같다.

나의 경우 우울이나 무료함이 삶으로 스며들 기미가 보이면 경쾌한 음악을 듣거나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을 만나곤 하는 데, 이것 말고도 또 다른 처방이 있다면 그건 힘이 뿜뿜 솟는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이다.

경쾌한 음악을 듣는것과 친한 사람을 만나 수다를 떠는 일이 동적이라면 자기계발서를 읽는 일은 정적인 행위다.

그 정적인 행위에 눈과 머리와 심장이 교류하는 동안 영혼을 스멀스멀 잠식하려던 우울과 무료함은 맥을 못추고 사그라지곤 한다.

빅터 프랭클(Victor E. Frankle.1905~1997)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삶의 무료와 우울을 물리치기에 적합했다.

저자 빅터 프랭클(Victor E. Frankle.1905~1997)은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유대계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이다.

그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던 중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자 나치 강제 수용소에 갇혔다. 그 수용소에서 3년간 생활하였던 홀로코스트 체험기를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으로 엮었는데, 책은 인간의 존엄이 묵살 된 잔혹한 홀로코스트의 체험을 생존자의 시선에서 생생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나치 강제 수용소는 온갖 욕설과 구타,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끔찍한 현실과 가스실에서 죽은 사람들의 연기가 유령처럼 피어오른다.

헐벗고 굶주려 온종일 음식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빵 한 조각이 간절해서 어떤 것으로든 바꿀 용의가 있다.

그러나 빅터프랭클은 죽음의 수용소에서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기 위하여”,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의 실천으로 “로고 테라피”를 의미치료의 도구로 개발하였다.

고든 W.올포트의 추천사대로 정신의학의 대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원인이 무의식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불안에서 왔다고 본 반면 빅터 프랭클은 신경질환의 노이로제 같은 질환은 환자가 자기 존재에 대한 의미와 책임을 발견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고 보았다.

로고 테라피의 개념 역시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죽음의 공포와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과 좌절을 매일매일 경험하는 수용소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다는 건 곧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며, 살아남으려면 그 시련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잠재력을 통하여 시련을 겪으면서도 고통을 승리로 이끌고, 스스로 견딜 수 있는 용기를 재생산 한다.

꼭 먹여 살려야 하는 존재가 있을 땐 생존을 위한 어떤 일이든 하는 것처럼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인생의 의미를 지닌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가게 되어 있다.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는 사람은 절대 생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일 빅터프랭클과 같은 운명에 처해 있었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삶이 무료하고 우울하다는 어두움이 엄습할 겨를이나 있었을까?

아마도 우울이 엄습하거나 무료한 삶조차도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행복은 상대적이다.

지금의 나보다 상대적인 어떤 상황들, 그 상대적 격차와 괴리감에서 오는 박탈감. 그것이 자신에게서 기인했다기 보다 타인으로부터 기인했을 때 더 크게 느껴지는 괴리감이 행복의 편차일 것이다. 그러나 그 편차속엔 “삶에서의 의미“가 함수처럼 작용하고 있다는 걸 고려하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삶이 무료하고 우울한가, 아니면 그럭저럭 살만한가.

상대적 비극 앞에서 어느 누가 행복하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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