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속 수제화특화사업…졸속 상표디자인 추진
요지경 속 수제화특화사업…졸속 상표디자인 추진
  • 성광일보
  • 승인 2015.04.17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허청 상표출원 두 차례나 거절…서울시, 책임회피 급급

권미경 의원, 서울시 경제정책과-SBA 대대적 감사 실시해야

 권미경 의원
서울시가 성수동 수제화 공무원의 갑질 논란에 대해 감사 절차를 진행하는 가운데, 성수동 수제화 특화사업 자체가 요지경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 권미경 의원(새정치민주연합․기획경제위원회)는 16일“성수동 수제화 공무원의 갑질 논란에 이어 성수동 수제화 특화사업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와 서울산업진흥원의 또다른 갑질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권미경 의원은 “서울산업진흥원이 성수동 수제화 특화사업에 참여한 명분은 홍보마케팅 전문성이었다”면서 “과연 서울산업진흥원이 이 분야 전문성이 있는지와 소공인을 지원할 의지가 있는지 심각한 우려가 든다”고 질타했다.

권미경 의원이 지적한 건은 2013~2014년 사이에 서울성동제화협회와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이 진행한 성수동 수제화 인증마크 디자인 사업이다.

성동제화협회는 2013년 9월 “성수동 수제화의 차별성을 부각하고 중국산과 국내 기계제작 신발과의 차별성을 통한 마케팅”을 기대하며 SBA에 인증마크 제작과 홍보지원을 의뢰했다. 서울시의 지시로 맺은 위탁업무 협약서에 따른 것이었다.

SBA도 서울시 경제진흥본부 경제정책과에 인증마크 제작 관련 사업승인 요청을 요청하면서 “성수동 수제화의 차별성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핵심사업”이라며 “성수동 수제화를 이용한 ‘짝퉁’ 브랜드의 등장, 유사 브랜드의 차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Vera Pella’ 인증마크까지 언급했다. 서울시도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승인을 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공인지원실 한 관계자는 “서울산업진흥원이 수제화 정품 앱 등 홍보마케팅에 전문성이 있다고 해서 위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서울시에서 주관기관인 성동제화협회가 주도적으로 할 여력이 안된다고 판단해 위탁하도록 요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홍보마케팅 전문성 어디로 갔나?
수제화 인증마크 디자인 제작은 애초 계획에 입안되지 않았던 사업이었기 때문에 SBA→서울시 경제진흥본부 경제정책과→중기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순으로 변경허가를 받아야 했다. 승인 기간에 한 달이 걸렸다.

SBA는 사업변경 최종 승인이 난 2013. 10. 18에서 열흘이 경과한 뒤 10. 28일 인증마크 디자인 개발을 완료했다. 구두를 실이 꿰는 도안화 바탕에 각각 <구두와 장인 Shoe & artisan>, <슈즈스토리>, <행복한 구두> 표장 세 개였다

SBA가 성수동 수제화 특화사업에 참여한 것은 홍보마케팅 전문성 때문이었다. 그런데 SBA는 디자인을 자체 개발하지 않고 외주업체에 아웃소싱 했다. 서울시 현금출자액 850만원이었다.

SBA는 해당 외주업체와 수의계약을 하면서 ‘대기업 로고 및 디자인 컨설팅 경험’을 강조했다. SBA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업체는 삼성 BI, SK텔레콤 QR코드, 부천국제영화제 BI 및 포스터, 롯데아트 BI 및 포스터 등 경험이 있다고 돼 있지만 독자적인 C.I개발 경험은 확인되지 않는다.

두 차례나 상표출원 거절…서울시, ‘책임없다’ 회피
성동제화협회는 SBA에서 개발한 디자인으로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두 차례나 신청했지만 두 차례 모두 거절당했다.

특허청 상표디자인 심사국은 “전체적으로 ‘장인이 만든 구두’ 정도로 인식되어 지정상품과 관련해 볼 때 그 상품의 품질, 생산방법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상표에 해당하여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으며, 이를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경우 수요자가 누구의 업무와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상표인지 식별할 수 없으므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그림1 SBA에서 개발한 인증마크 디자인

SBA는 자신들이 개발한 다지인이 상표등록이 어렵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당시 디자인 상표등록 가능성을 검토한 변리사 박○○씨는 “<구두와 장인 Shoe & artisan>, <슈즈스토리>, <행복한 구두> 표장 모두 식별력이 약하다. 상표등록 가능성이 약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식별력이 약한 표장이므로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사료된다”고 했다.

상표등록은 사실상 불가능하니 골목 브랜드로 사용하는 것은 애매모호한 의견이었다. 그러나 SBA는 디자인을 수정하거나 재검토하지 않고 성동제화협회로 디자인을 넘겼다. 디자인 완료=내부 변리사의 특허청 상표출원 가능성 여부 검토=성동제화협회 디자인 모두 단 하루 만에 일사처리로 처리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 경제진흥본부 경제정책과와 SBA는 “성수동 수제화 소공인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건으로 디자인 개발 완료 후 성동제화협회로 이관했다”면서 “SBA는 디자인 개발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상표출원에 대한 업무는 성동제화협회에서 결정할 소관”이라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결국 성동제화협회는 불가피하게 자비를 들여 디자인을 수정하고 특허등록 대리인을 교체했고, 2014. 7. 28 수정출원을 완료했다.

그림2 성동제화협회에서 자비를 들여 수정출원한 상표디자인
 

권미경 의원은 “자체 개발도 아닌 외주로 개발한 상표등록 디자인도 졸속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들게 만들고 있다”면서 “특히 상표등록은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도 사전에 면밀한 검토 없이 상표등록을 디자인하고 식별력이 없다는 내부 검토 의견도 묵살한 채 책임 떠넘기기를 했다”고 질타했다.

권미경 의원은 “최종 관리감독책임이 있는 서울시 경제진흥본부 경제정책과는 사태의 본질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개선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면서 “성수동 수제화 특화사업처럼 서울시와 SBA가 추진한 사업에도 유사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 대대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특별시 광진구 용마산로128 원방빌딩 501호(중곡동)
  • 대표전화 : 02-2294-7322
  • 팩스 : 02-2294-732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연
  • 법인명 : 성광미디어(주)
  • 제호 : 성광일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336
  • 등록일 : 2010-09-01
  • 창간일 : 2010-10-12
  • 회장 : 조연만
  • 발행인 : 이원주
  • 자매지 : 성동신문·광진투데이·서울로컬뉴스
  • 통신판매 등록 : 제2018-서울광진-1174호
  • 계좌번호 : 우체국 : 012435-02-473036 예금주 이원주
  • 기사제보: sgilbo@naver.com
  • 성광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성광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gilbo@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