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광진구에 변화의 새인물이 필요하다”
“정체된 광진구에 변화의 새인물이 필요하다”
  • 이원주 기자
  • 승인 2015.11.25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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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김상진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청와대, 국회 등에서 쌓은 행정경험 광진구 발전위해 쏟고 싶어” 

▲ “물은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고 했다. 물은 백성이고 배는 군주다”며. 당 태종의 정관정요를 소개하며 “지역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데 지역정치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사람을 바꾸는 것은 주민의 몫이다.”고 말하는 김상진 교수.
광진투데이에서는 그 동안 광진구 구의원에 대한 특별 인터뷰를 하였으며, 광진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이어서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광진구 비전을 논하는 장을 준비하고자 한다.

첫 번째 순서로 현재 광진구 자양동에 정책연구소 '성장과 나눔'을 운영하고 있으며, 건국대학교 정외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김상진 교수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김상진 교수는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중앙인사위, 국회, 국정원 등에서 다양한 국정경험을 쌓았다.

지난 23일 오전 10시 자양동에 위치한 정책연구소 '성장과 나눔'사무실을 찾았다. 지난 21일 광진구상공회 아차산 등산대회에서 만나 인터뷰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김 교수는 광진구상공회 CEO연구자정 20기)

전 날 밤부터 약한 비가 내려서인지 으스스한 찬기가 도는 월요일 아침이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난로의 열기가 기자를 따뜻하게 반겼다. 김 교수는 아침 모임에 나갔다 5분 후 쯤에 도착했다. 몹시 바쁜 월요일이었다. 믹스 커피한 잔을 마시고 있는데 지역의 어르신 여러분들이 사무실을 찾았다. 김 교수를 위한 어르신들이 사무실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인사를 나누고 사진촬영부터 마치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전북 순창 출신이지만, 광진구는 30여년을 살아온 제2의 고향

▶광진구의 발전이 서울지역 다른 곳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광진구와는 어떤 연관이 있나요?

“저의 고향은 전북 순창이지만 86년 건국대학교를 입학한 이후 30년간 광진구에서 살고 있고, 처갓집도 40여년을 자양4동을 기반으로 살아왔습니다. 광진구가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광진구의 변화상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실제 광진 지역의 변화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30여년 전에 이곳은 논이 있고 쓰러져 가는 슬레트 지붕의 집들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서울지역 다른 곳에 비하면 광진구 발전의 속도가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 스타시티, 건국대학교 병원, 백화점, 대형마트 유치 등 건국대학교가 진행한 부지 개발을 제외하면 변화를 거의 느낄 수 없습니다. 특히, 동부지방법원이 송파구로 완전 이전이 목전에 닥쳤음에도 수년간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것에 지역민들이 소외감을 느낄 만할 것입니다.

광진구 을지역은 지난 20여년 동안 무채색의 도시였습니다. 아무런 특징이 없는 도시였다는 것입니다. 산업시설도 없고, 서비스 산업도 부족합니다. 따라서 당연히 재정자립도는 서울시에서 하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제 광진구 을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발전계획이 세워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동부지방법원 이전 부지의 개발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오래 전부터 대기업 입주설이나 호텔 유치 등 그간 구의자양균형촉진개발지구 개발건과 맞물려 수많은 이야기가 나왔으나 즉흥적이고 무책임한 아이디어 수준에서 그친 것이 문제였습니다. 광진구청의 이전과 동시에 민자유치를 통한 개발을 결합하는 방식에 대한 논의 등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제출되는 의견들이 일정하게 현실성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실행을 위해서는 구민의 단합된 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더욱이 동부지원 부지는 광진구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초역세권의 상업지로 이른바 '노른자'라 할 만한 곳입니다. 당장 부지이용 요구에 등 떠밀려 미래의 자산을 낭비해 버려서는 안되는 곳이며, 이후 광진구 변화의 시금석이 될 곳입니다. 내년 총선을 맞이해 선심성 공약을 난발할 문제가 아닌 광진구 발전의 청사진을 그린다는 장기적 대안이 필요합니다.”

▶장기적 대안이라 하면 너무 추상적이라 생각되는데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지요?

“그렇게 생각될 수도 있겠네요. 광진 변화의 핵심지역을 구민의 합의 없는 설익은 개발안으로 일을 진행시키면 실행이 되어도 성과보다는 문제만 만들어낼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수많은 안의 장단점, 광진구의 발전 방안에 대해 합의를 모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역의 언론, 시민단체, 구민 등과의 소통과 협의가 부족한 느낌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바로 코앞에 들이닥친 동부지원 이전부지의 개발안에 대해 주민의견을 모으는 제대로 된 공청회 한번 열리지 않는다는 점은 소통 부재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기되는 의견은 또 다시 책임 없는 개인 아이디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지요. 정·관·구민 모두 광진 발전에 힘을 모아도 모자라는 것이 현실인데, 한두 주체의 의견으로 미래 광진의 청사진을 그리겠다는 것은 오만한 생각입니다.

더욱이 현재 경제 여건은 성장기가 아닌 정체기입니다. 부동산 개발이 바로 성공으로 이어지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은 매우 안일한 발상이라는 것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노른자로 꼽히고, 사업부지가 대부분 공공부지로 사업이 용이하며, 대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백억을 선투자 했던 용산역세권 개발이 최종 좌초된 점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선거를 통해 시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국내에서 재정자립도가 양호하기로 손꼽히는 성남이 신청사 건립을 기점으로 파산 직전까지 갔었기 때문 아닙니까?”

▶구민의 합의와 소통을 강조하는 데 어떻게 가능할 까요?

“화합과 합의, 소통에는 항상 중재자가 필요합니다. 그 중재 역할이 바로 정치의 몫입니다.
그러나, 현재 광진지역 정치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보입니다. 언론과 시민단체, 지역 정치가 소통과 대화가 아닌 갈등과 대립, 심지어 소송을 남발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치의 가장 큰 역할이 변화의 시기, 소통을 이끌어 힘을 모아내는 것입니다. 정치는 군림하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통해 의견을 모으고, 단합된 힘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소통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자세의 문제입니다. 복잡한 것 같지만 간단한 문제입니다. 지역주민이 소통하는 자세가 되어있는 정치인으로 바꾸면 되는 것입니다."

최고의 정치혁신은 '줄서기 하는 정치인'을 바꾸는 것

▶정치의 역할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로서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 보는지요?

“정치가 나라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인식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국회의원 한명 한명 만나 보면 생각보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개혁적인 자세,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 분들을 모아 놓으면 독립적인 입법기관으로 역할을 하기 보다는 계파적 이익, 정파 놀음의 꼭두각시가 되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른바 486 정치인들이 비판 받는 가장 큰 이유도 새로운 정치를 하라고 세대교체를 해 주었는데 구태정치를 떠받치고 계파정치를 안착시키는데 앞장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줄서기 정치'입니다. 또한, 줄서기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정치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여당의 국회의원은 다음 공천 때문에 청와대에서 지시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야당의 국회의원 들은 공천을 받기 위해 계파의 보스에게 충성을 다하는 구조입니다. 이러니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계파 보스에게 줄서는 것이 아닌 국민에게 줄서는 생활정치를 할 때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닌 정치가 나라발전을 이끌어가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최고의 정치혁신은 기득권을 지키려 줄서기하는 정치인을 바꾸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상진 건국대 정치외교학교 겸임교수
▶탈계파가 비현실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데요? 양당의 신당창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계파 수장이라 불리우는 중진들도 일부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입니다. 정책과 정치적 의견에 따라 일정한 정치그룹을 형성하는 것은 어쩌면 정치의 일반적인 속성입니다. 뜻을 같이하는 정치인들이 모인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공천을 하고 정치를 왜곡시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과거질서를 구축했던 정치인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에게 재평가를 받는다는 자세로 새로운 정치질서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봅니다. 본인부터 용퇴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자신이 속한 정당이 살고 대한민국의 정치도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과거 대통합민주신당 창당기획팀장을 하면서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의 고민을 여러 분들과 나누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정당을 깨는 것도, 정당을 창당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법적인 정당 창당요건은 간단하나 국민과 함께하고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기존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내려 놓느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새로운 정당을 창당할 일도 없는 것 아닙니까?"

야당이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실력 있는 정치신인이 진입해야

▶최근 “왜 낡은 보수가 승리하는가?”라는 책을 출간해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책을 쓴 계기와 무기력한 야당에 한 말씀 해주시지요?

“출판사에서 그러는데요. 인기가 없는 정치서적에서 선전하고 있다고는 들었습니다. 관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국회를 나와 연구소를 세워 고령화 사회와 고용정책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와 집필활동을 해왔습니다. 우리사회가 당면한 주요 문제에 대한 식견을 넓히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대통령선거 기획단 등에서 경험하였던 실례와 다년간의 정당·정부생활 경험을 엮어 합리적이고 진보적인 정권 수립의 전략적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현재의 구조에서는 보수가 진보보다는 훨씬 넓은 지형을 점하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는 진보에게는 더욱 불리한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야권은 전체가 통합하여 정권교체를 준비하여도 부족한 판에 분열과 무기력한 모습으로 연전연패의 선거전을 보며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야권에 경고를 주고 싶었으며, 무엇이 문제인지를 명확히 말해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현재의 야당은 위기입니다. 정당은 정권획득이 목표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야당에게는 정권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 국민의 평가 아닙니까? 그렇다면 정당 본연의 목적과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이고, 이는 정당의 존재 의미를 묻고 있는 것입니다. 정책이나 정치인으로서의 비전 보다는 본인의 이익에 따라 계파를 옮겨다니고, 친노냐 비노냐의 줄서기만을 반복하는 정치, 계파 수장의 얼굴을 방패막이 삼아 뒤로 숨어 버리는 정치 구조로는 안되는 것입니다. 결국 책임 있는 다선 의원들은 스스로 용퇴를 해야 하며, 실력 있는 정치신인들이 진입을 하여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광진구에서 연구소를 운영하며, 광진구 대학의 겸임교수로서 광진구 발전을 위해 코멘트 해주시지요?

“지역의 발전은 깜짝 아이디어나 한 개인의 능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군림하고 지시해서 변화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역의 에너지를 모두 모아내는 합의의 정치, 합치가 답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합치를 이끌고 가는 정치인의 역할이 중요한 것입니다. 계파, 정파를 앞세우지 않고, 국민에게 줄서는 '국민 중심 계파 정치'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실생활 구석구석, 세세한 것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정치입니다. 정치에 국민이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치에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정치가 바뀌게 됩니다.

당 태종의 정관정요에 “물은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물은 백성이고 배는 군주입니다” 지역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데 지역정치가 잘못하고 있다면 지역의 대표를 바꾸는 것이 주민의 몫일 것입니다.

물론 잘하고 있다면 더 잘할 수 있게 힘을 모아 주면 되는 것 아닙니까? 결국은 지역주민의 관심과 제대로 된 평가가 지역을 발전시킨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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