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비정규직
민주노총과 비정규직
  • 성광일보
  • 승인 2015.12.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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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욱 칼럼

얼굴가려 복면하고 휘두르는 쇠파이프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비정규직을 보듬어 제도철폐를 외치는
민노총위원장의 머리띠에서 투영되는 것은
비정규직의 눈물로 귀족이 되어버린 검은 양심이다.

              이춘욱/논설주간
양질의 일자리를 대규모로 만들어 고용을 창출하고, 젊은이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자는 국가도 아니요 공공기관은 더욱 아니다. 그래서 가난은 나라님도 어찌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자본과 자산이 어우러지고 혁명적 사고가 가미될 때 가능하다. 그러나 가진 자를 적대시하는 이분법적 사고는 부메랑이 되어 가지지 못한 자의 몫으로 되돌아 갈 수밖에 없다.

지난 달 민주노총이 주도한 서울광장의 폭력시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매우 크다. 대한민국은 결코 저들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흔히 현대를 사는 우리는 후손에게 잠깐 빌려 쓰는 것이라는 말이 와 닿으니 더욱 민주노총 세상은 될 수 없다. 오늘날 번영은 산업화시대에 민초의 젖은 땀과 산업역군의 희생이 만든 것이다. 죽창은 왕조시대 굶주린 민심의 상징적인 표상이고 절규였다. 쇠파이프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

얼굴 가리고 복면을 한 자의 유희일 수밖에 없는 저 쇠파이프와 사다리는 민의를 대변하지 못한다. 다만 폭력시위로 여론을 호도하여 저들의 연봉이 1억 원에 달해 성공한 사람들의 욕구분출이라는 진실을 감추고 있을 따름이다. 도심 절간에 은신하여 탄압받는 이미지를 덧칠하여 비정규직의 눈물을 받아 마시고자 하는 얄팍한 계산에 따른 행동이다.

예나 지금이나 일자리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젊은이나 쉬었다가 다시 뛰는 사람도 쉽지 않다. 폭력적인 노동운동의 암울한 그림자는 비정규직의 노동착취로 곪아 터지고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현실을 모르면 비정규직의 고충을 외면하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일이란 것은 밥만 주면 하던 그러한 시대도 있었다. 기술습득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신기루였다. 오늘날 비정규직으로 내몰려 수탈당하는 젊은이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만한 것도 있다. 수도권 근방에 숱하게 산재해 있는 공장 소유자 다수가 이룬 것은 그랬다. 국산제품이 일제를 능가한 지는 오래전의 일이다. 투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혁명보다는 지키기가 목적인 민주노총은 늘 말한다. 비정규직 철폐와 재벌타파다.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구분하여 대립시킨다. 그러나 그들이 가진 자의 상위 1%에 속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오히려 드물다. 부의 대물림을 악마의 수단으로 못 박아 조직생존의 중요한 투쟁수단으로 삼으면서도 그들은 상전이 된 신분을 물려준다. 신규채용 때 노동조합의 의견을 채택하도록 하여 자식들의 입사를 쉽게 한다. 여기에는 상속세도 없다.

오늘날 기업으로 하여금 비정규직을 만들게 한 원인이 어디 있는지를 깊이 고민하여 짚어 보아야 한다. 벌써 오래전 경험이다. 업무상 대기업을 자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실상 그 회사 직원은 얼마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직원은 인력회사 소속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민주화 운동은 노동시장의 변화도 필연적으로 가져왔다. 그러나 그것은 정상적이지 못하고 폭력이 난무하는 그들만의 세상을 꿈꾸게 하였다. 강성노조는 외국자본이 투자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요인이 되고, 고용주로 하여금 이른바 아웃소싱의 간접 고용방식을 선택하게 하였다.

이와 같이 비정상적인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나타난 것이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민주노총의 머리띠 속에는 이렇게 치명적인 모순이 자리한다. 상식에 어긋나는 독한 투쟁은 사용자로 하여금 비정규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과실을 챙기며 비정규직에 군림하는 상전이 되어버린 진실을 이제 제대로 알아가야 할 때이다. 일용직 노동현장에서조차도 민노총의 군림에 대한 보도는 낯설지 않을 정도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민중민주주의다. 자본가가 없어지고 민중이 바탕이 된 권력은 절대 망한다는 실험은 이미 끝났다. 볼세비키혁명과 중국과 북한의 공산화 등이 그렇다.

민주주의는 위대하다. 인류가 가장 마지막으로 가지는 정치제도일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역사적인 희생과 투쟁의 산물이다. 이토록 민주라는 숭고한 가치가 복면하고 얼굴가린 폭도들의 단체 이름자가 되고 보니 제문이라도 지어 위로해야 되지 않은가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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