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당> 피에로

이혜원/용마초 6년

2016-07-23     성광일보

        피에로

                                    이혜원

  눈에는 눈물을
  입에는 미소를 띤
  나는 우스꽝스러운 피에로

  슬픔을 미소 뒤에 숨기고
  고통을 우스꽝스러운 행동 뒤로 감추고
  오늘도 난 춤을 춘다

  이번이 마지막이라 다짐하고
  소리 없이 아우성치는
  내 눈물을 애써 외면한다

  내 눈 밖으로 도망치려는
  내 마음은 현실을 알고 있는 듯
  몸부림치며 벗어나려 한다

  저 만치 서서 날 구경하는
  입에 더없이 행복한 미소를 띤 사람들에게
  도와 달라 소리치라 한다

  이내 잠잠해진 마음은
  내 눈에서 탈출해 사람들을 보고
  마지막 희망을 단념한다

  더 이상 살려 달라 할 수 없는 마음은
  그렁그렁 눈물을 머금은 채
  조용히 자기의 곳으로 돌아간다

  진짜 현실을 마주친 마음은
  사람들의 피에로와 같은 눈물을 보고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