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손자

2019-04-16     김광부 기자

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19.04.16

(2019.3.08)

어릴 적 할머니 다리에 누워 옛날 얘기를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는데. 우리 손주는 책을 가져와 읽어달라고 하니 무서워 죽겠다. 말로 하는 이야기라면,  손으로 하는 음식이라면 손주놈이 해달라는 대로 해줄 수 있으련만 달려가 보듬어 안고파도 손주놈 손에 들린 동화책이 무서워 부엌에서 나가질 못한다

강춘자 할머니의 시 「무서운 손자」입니다.  이야기는 마음껏 해 줄 수 있지만,  맛난 음식도 해 줄 수 있지만, 책을 읽어 줄 수 없는 할머니에게 눈치 없는 손주놈은 자꾸 동화책을 들고 옵니다.   봄 바람 안듯이 폭삭 안고 싶은 손주놈이지만 동화책이 무서워 숨어 버립니다.

귀여운 시 같지만 장중한 시입니다.  할머니에게도 무너지고 싶지 않은 자존감이 있습니다.  자존감은 존재의 집입니다. 고대 이집트는 신의 이름이 파라오이고, 왕의 이름도 파라오였습니다. 왕이 신의 형상이라는 것입니다. “신을 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왕을 보라! 그가 신의 형상이다.” 바로 그 의미입니다.

백성은 쫄따구이고 왕만이 신의 형상이면 백성들의 자존감은 어떻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은 왕만이 신의 형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창1:27)

이것이 우리가 자신감 있고 자존감 넘치게 살 수 있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 하나님의 걸작품입니다.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