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이 감동스러운 이유

2019-04-29     김광부 기자

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19.04.26

(2019.4.19

“그는 사형수였음에도 늘 의연하고 떳떳하여 일제 관료들마저도 머리를 조아렸다고 합니다.  안중근의 사형 집행에 대한 기록을 보면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매우 침착한 태도로 안색이나 말도 평상시와 조금도 다름없이 끝까지 떳떳하게 죽음에 이르렸다.’ (뤼순 감옥을 관할하던 일제 관동도독부의 기록)  

일제가 다른 사형수들과 달리 시신을 눕힐 수 있는  ‘침관’ 을 허락한 것은 아마도 안중근 의사의 이러한 인품을 존중하여 보인 최대한의 예우였을 것입니다.”

설민석 저(著) 「설민석의 무도 한국사 특강」 (휴먼큐브, 116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침략의 원흉이던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은 뤼순 감옥에 투옥 됩니다.  형무소를 지키던 헌병 치바 도시치는 안중근을 감시하라는 임무를 받습니다.  치바는 처음에는 일본의 영웅을 죽인 안중근에게 적개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점차 안중근이 행한 거사의 대의명분과 동양평화 철학을 듣고,  옥중 생활과 사형을 판결하는 재판정에서도 꺾이지 않는 의연한 지조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인간적 품위를 접하면서 그를 깊이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치바 도시치는 사형 직전 안중근에게 받은 ‘爲國獻身軍人本分’(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이다)이라는 유묵을 죽을 때까지 간직했습니다.   안 의사 사형 이후 치바는 제대를 자청하고 고향 미야기현 센다이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철도원과 경찰로 일하며 49세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집안에 단을 만들어 안 의사의 초상과 위패와 필묵을 두고 하루도 빠짐없이 기렸습니다.  아내 치바 기츠요와 그의 자식까지도 치바의 유언을 받들어 그러했습니다.  안중근은 옳고도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작고하신 소설가 박완서 님의 묵상집 중에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제목이 참 좋습니다.  옳으면서도 아름다운 당신,옳으면서도 좋은 당신 말입니다.

옳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은 사람은 논외(論外)이고,  옳지만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옳은 듯하지만 그의 마음에 사랑과 긍휼이 없을 때 그러합니다.  옳고도 좋은 사람이 좋습니다.  예수님이 그러했습니다.

“나의 자녀들아 너희 속에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기까지 다시 너희를 위하여 해산하는 수고를 하노니” (갈4:19)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