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문인협회 빨주노초파남보> 오이도

김욱동

2019-07-13     이기성 기자

오이도
                       김욱동

노을을 삼킨 저녁 바다는
까맣게 야위어 가고
제방 끝 동화로 이어진 섬에는
삶의 무게 같은
어둠이 마구잡이로 내린다

성큼성큼 밀물 따라펄 언덕엔
새로운 길이 열리며
먼 바다까지?
사랑을 쫓던어부의 노래가 해녀의 가쁜 숨비와
은밀히 살을 섞던 밤

올 사람, 갈 사람도
아무도 없는
바닷가 빈 의자엔
그리움 하나 앉아 있었다.

※숨비-해녀가 자맥질할 때 물위로 올라오면서
내쉬는 깊은 숨소리(휘파람 소리 같기도 함)

·김욱동·필명:石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