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그리는 법

2019-07-25     김광부 기자

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19.07.25

(2019.07.06

“서양화에서 달을 그린다고 하면 붓으로 달의 모양을 확연하게 표현하겠지만,  동양화에서는 붓으로 직접 그리지 않는다.  달을 감싸고 있는 구름을 그림으로써 거기 달이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달이 있는 자리만 보여줄 뿐!  주변의 구름만 부지런히 그려내면 어느 순간, 거기 달이 떠 있다.  이런 기법을 동양화에서는 ‘홍운탁월(烘雲托月)’이라고 한다.”

김미라 저(著) 《김미라의 감성사전》 (책 읽는 수요일, 32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달을 그릴 때만이 아니라, 구름이나 안개를 그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붓으로 구름이나 안개를 직접 그리기보다는 산과 산, 산과 나무 사이에 여백을 둠으로써, 그것이 곧 구름이 되고 안개가 되도록 합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내가 이러저러한 사람이라고 직접 아무리 자랑을 해도 마음에 와 닿지가 않습니다.  그의 옆 그림 즉 그가 살아왔던 삶, 지금 살고 있는 삶을 보면 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릇은 깨질 때 그 담고 있던 것을 쏟아 냅니다.  밥을 담고 있던 그릇은 밥을,  오물을 담고 있던 그릇은 오물을 쏟아냅니다. 예수님을 담고 있던 그릇은 예수님을 쏟아 냅니다.  고난이 오면 내가 그리고 그가 무엇을 담고 살아 왔는 지 느낄 수가 있습니다.

“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 (시119:67)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