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것들의 한가위

양명섭 / 시인

2019-10-04     이기성 기자

  정갈한 것들의 한가위

                                    양명섭

한가위는 겸손함이다
 들판엔 온통 노란물
 텃밭 고추는 발갛게 불타고
 뜰에 심은 감 ? 밤 ? 대추나무엔 과일이 알알 영글어가니,
 추석엔 익은 것들만 앞으로 다가오는가 보다

 세속에 젖은 마음은
 갓 맑은 이슬에 씻어낸다
 동살* 받으며
 우물물 길어 잘 익은 과일 씻고
 전 부치고 송편 빚어 보름달 마음 위에
 차례상茶禮床 올려 조상님께 절한다

 그리운 마음가지에 바람이 댕기면
 고향 천 리 파란 구름 아래
 한복 차려입은 도탑은* 어머닐 만나러 간다

 아들딸 잘되라고
 보름달 아래 정한 수 떠놓고
 도뜨게* 손비비는 내 어머닐 만나러 간다

 아, 깨고 싶지 않은 꿈
 도라솜* 같은 꿈길이다.

양명섭/시인

양명섭 시인은

·전북 순창 출생.
·한국방송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3. '자유문학' 신인상 詩部 등림.
·한국문인협회 회원·
·성동문인협회 감사·
·한국자유문인협회 회원·
·한국시낭송회의 회원.
·시집 <즈믄눈 즈믄손> (2017)
·E-mail/yangsang7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