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 당목홑청

최 정 은

2019-10-10     이기성 기자

당목홑청

                      최정은

최정은(시인,

 

고단함이 베어든 하얀 당목
잠자리를 버리겠다는
아들 말에 얼른 받았다
푹푹 삶아 빨아보아도
빠지지 않던
흰 당목의 누런 얼룩이
주홍빛 염료 한 병에
온 방이 염분처럼 환했다
지난 날 오래되거나
찌든 것을 버리려 하면
어머니가 화들짝…….
야단치시던 그 모습이
홑청을 건네받는 순간
아! 내가 푸르던 날에는
그걸 몰랐었구나
세월의 흐름 따라
하루에 한 번쯤은
나를 되돌아 볼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