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베끼기

2020-02-05     김광부 기자

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20.02.05

(2019.01.18(토)

 

“라파엘로가 화가가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 이미 미켈란젤로와 다 빈치는 화가로서 명성을 구가하고 있었다(중략).  라파엘로는 자신에게 부족한 능력과 기술을 알아냈다.  그리고 피렌체로 떠났다.  시의회홀을 찾아가 미켈란젤로와 다 빈치의 밑그림을 살펴보며 그들의 스케치를 따라 그렸다.  라파엘로는 선배 화가들의 아이디어와 기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긴 세월과 노력을 바쳤다.”

송숙희 저(著) 《베껴쓰기》 (팜파스, 96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3대 화가는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입니다.  이 중에 미켈란젤로와 다 빈치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나 오늘날까지 수없이 회자되는 슈퍼스타입니다.  반면, 라파엘로는 이 두 거장의 장점을 본받고 소화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안현배의 《미술관에 간 인문학자》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라파엘로의 빛나는 학습능력은 이 그림 〈발다사르 카스틸리오네의 초상화〉에서도 발견됩니다.  루브르의 설명대로 그림 속 카스틸리오네의 표정과 눈빛, 얼굴의 각도 등에서 다빈치의〈모나리자〉가 겹쳐지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라파엘로는 〈모나리자〉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살펴 자신의 작품에 벤치마킹했습니다.” 라파엘로는 거장들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를 넘어 창조적인 모방과 베껴쓰기를 통해 자신의 그림 세계를 구축하였고, 자신 또한 거장의 반열에 오른 것입니다.

이 세상에 온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는 없습니다. 아이폰 등 혁신 제품이라는 불리는 것들도 알고 보면 남들의 아이디어를 가져와 조합한 것입니다.  피카소도 이런 고백을 하였습니다.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현대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럭커가 말하는 ‘위대한 혁신’ 또한 이 세상에는 없던 전혀 새로운 개발과 혁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모방과 그에 따른 창조적 혁신을 의미합니다.  피터 드럭커는 이런 창조적 혁신을 위해서는 번뜩이는 ‘직관’과 ‘천재성’이 아니라 고된 과정을 이겨내며 성실하면서서도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 가서 그가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잠6:6)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

(2019.01.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