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 詩마당> 물망초의 노래

이선열

2020-02-10     이기성 기자

물망초의 노래
                               이선열

아마 내 나이 열다섯쯤 되던 가녀린 숨결 시절
가슴 이유없이 마구 뛰던 푸르른 날
영어 단어 외울 때
슬픈 물망초 전설과 함께 
forget me not ! 단어  외우고 난 후
온 세상 어디에서든 들녘 후미진 곳곳마다
왜 그리 물망초가 많이 보였습니다.
아 세상에는 슬픈 사연이
슬픔 이별이 많은가보다 생각하였지요

바람 수시로 데불고
햇살 여리게 누엇누엇할 때
서녘에 달빛 푸르게 뜨면
풀잎에 섞여 물망초는 더 겹겹이 큰 키로
손에 손잡고 엉키면서
나에게 그리움 반, 슬픔 반 얼굴로
나는 물망초 나는 물망초
나를 제발 잊지마오 하면서
가녀린 시냇물 소리가 되어
나에게 속삭이곤 했지요
그 때마다 서울간 친구들 그리움으로
가슴앓이 꿈 속에서 슬픔을 처음 알았지요
 
그러다가 살면서
물망초 전설보다 더 무섭고  더 험한 세상의 물망초가
죽음처럼 무수히 많다는 것을 알게됐지요

 

<이선열 프로필>
-서울시립대 대학원 졸업
-경향신문,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인,아동문학가,사회복지전문가
-한국문협,한국시인협회,국제PEN한국본부,한국아동문학가협,문학의집, 송파문협,광진문협,서울시우문학회
-국립한국체육대,경복대학교,호원대학교 겸임교수
-서울시청퇴직,시립강동노인종합복지관장,국제NGO기아대책 등 여러 곳 이사,운영위원
-국가인권위원회명예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