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 詩마당> 겨울 찻집

정춘희 /

2020-04-08     이기성 기자

          겨울 찻집
                            정춘희

창 밖에 강이 얼어붙어
온통 눈이 덮어있는 나른한 오후
그리워진다,
스쳐지나간 고즈넉한 절 찻집

목적 아닌 목적으로 떠나온 길
경험의 세계가 착각의 세계로
망연히 발걸음을 옮긴다

개울가 바위틈 얼음사이로 흐르는 물
나목과 그 위에 쌓인 눈은
공간감으로 살아있는
한 폭의 수묵화

찻집에 앉아 전통차를 마시며
현재의 중요성이 어디 있는지?

찻잔 속에 타이머신을 타고
시간 속을 헤멘다

정춘희

<정춘희 프로필>
·호:심강
·2005년 <문학시대> 등단
·2012년 해남 전국시조백일장 우수상
·2015년, 2016년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입선
·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국 문인 산우회
·광진문인협회 자문위원
·약사문인회 이사
·저서:〈들꽃들의 춤사위〉 〈모르고 산다면〉 〈나사의 힘〉
·공저:<아스라이 먼 세월>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