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 달동네 그늘

이경호 / 시인

2020-05-18     이기성 기자

달동네 그늘
                            이경호

비탈 언덕에 달빛
정으로 사는 삼양동 달동네

거기에는 사시사철 가난이
술에 취해 사는 사연이 있지만
버려진 개나 고양이가 자유로운 곳
값싼 밀전병 몇 장을 부쳐 돌려도
훈훈한 계절이 있던 곳에

포클레인 소리 자욱하다
옹기종기한 판자 집 부서지는 개발이익에
사라져 가는 인심들
돈처럼 낯선 얼굴들이 분주하고
내 마음 한 구석에 이는 허전한 바람소리

마을 입구 느티 고목 그늘 속
사람들 웃음이 사라져 간다

이경호

이경호
성동문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