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큰 것을 보면

2020-05-25     김광부 기자

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20.05.22

(2020.04.26(일)

“제가 너무 견딜 수 없을 때 외는 주문이 바로 은하계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죠(중략).  은하계의 지름은 약 십만 광년, 태양은 은하계의 중심에서 삼만 광년이나 떨어진 변두리의 항성에 불과함(중략).  그러나 은하계가 곧 무한은 아님.

우주에는 우리 은하계 말고도 다른 은하가 허다하게 존재하니까(중략).  광년은 빛이 일 년 동안 쉬지 않고 갈 수 있는 거리의 단위, 구조사천육백칠십 킬로미터.”

박완서 저(著)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문학동네, 395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박완서의 단편소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에 나오는 주인공은 아들을 잃은 어머니입니다.  아들은 시위를 하다가 죽었습니다.  소설은 그 어머니가 자식을 잃은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 가는 지 묘사합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주문’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 주문이란, 집에 굴러다니던 〈소년우주과학〉이라는 잡지에 실려 있던 내용을 외우곤 한 것입니다.  어머니는 크고 큰 우주에 대한 글을 읽으며 자신이 겪은 슬픔을 이겨갔습니다. 압도적으로 큰 것에 대한 체험은 지금 겪고 있는 아픔이 ‘덧없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거대한 우주에 대한 생각을 하면 티끌만한 지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이 작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 어머니가 우주를 보며 위로를 얻었다면, 우주를 창조하신 분, 우주보다 만 배 억배 무한대 크신 분인 하나님을 바라보면 더 큰 위로와 온전한 위로를 얻게 됩니다.

“내가 주의 권능과 영광을 보기 위하여 이와 같이 성소에서 주를 바라 보았나이다.” (시63:2)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

(2020.04.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