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 詩> 마당해 뜨는 둥지마을

이용미 / 시인

2020-06-05     이기성 기자

당해 뜨는 둥지마을
                                    이용미

두어 시간 경춘가도 달리고 달려가면
산길도 고불고불 숨차게 들어서고
무표정 구릿빛 얼굴에 햇살 한줌 번진다
 
흙보다 돌이 많은 비탈진 가슴팍에
어르고 달래면서 감자씨눈 안겼더니
온가족 넓은 들판에 왕눈이 앞장선다
 
다가서는 아지랑이 손안에 봄나물들
흥얼대며 주고받는 외마디 신명풀이
무치면 생나물 되고, 제 몸 삭힌 장아찌다
 
여인들의 박장대소 골짜기 깨어나고
하회 탈 어깨춤이 뭉게구름 몰고 갈 때  
동박새 꿀맛나물보고 입맛 쩍쩍 다신다.

 

<이용미 프로필>
·광진문인협회 자문위원
·시낭송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