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詩마당> 찬국수

이옥희 / 성동문인협회 회원

2020-06-11     이기성 기자

        찬국수
                         이옥희

날 잡아 잡 수 한다

봉지 뜯어 뭉쳐있는 오해 풀어놓고
나쁜 느낌 한소끔 끓어오르면
가능성 넣고 저어준다

재빨리 갈등 건져 찬물에 헹군 뒤
얼음물에 찬물멱해서 신뢰를 체에 건진다

의지나 처지 적절히 끓여서 식힌
살얼음 타협이 떠다니는 진한 마룩

잘 절인 신뢰· 다 익은 달걀 올리고
속 깊은 양념장과 알콩달콩 깨 송송 뿌려서
소담한 우애와 양보 넣고 맛있게 차린다
대접 안에 든 마음 한 모금 마신다
손가락 힘줘서 대화똬리 훌훌 풀면
볼웃음이 젓가락 들어 올린다
마음 쫄깃쫄깃 풀어주는 메밀면
입안에 넣으면 변명들이 살살 녹고
혀에 닿은 용기가 위장 파고든다

찬국수가 시원하게 화해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