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 1회 살이

이옥

2020-07-14     이기성 기자

1회 살이
                   이옥

뿌옇게 떠서 윙윙거리다 
안개사이로 스몰스몰 
꿈 한 접시 후손에 남기려는 본능

영구히 살아남기 위해 
하얀빛 붕붕 뿜어내며 알 까고 있는 가로등
수많은 하루살이 떼로 달려든다  

빛을 먹고 사는 것들
두려워 하지 않는 변신에 변신 거듭하며
전생 날개 팔랑이는 극한 축생

아침에 났다 저녁에 죽어 하루를 채우지 못하는 아비담론

가는 건 모두 남의 일이라고  
간 것은 한 번도 내일을 남긴 적 없다

맑은 바람으로 허기 채우는 날개들 

계절이 웃자라 살찐 벌레울음
지구의 허리둘레를 늘리고
수천 층으로 쌓일 1회용 탑

끝없이 면적 넓히는 어둠속에서 
간절한 공기 마시러 지상으로 올라가야 한다

우리숨통 조일 층을 우리가 길러내고 있다

이옥/성동문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