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의 의미

2020-07-28     김광부 기자

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20.07.28

(2020.06.06(토)

“유럽의 소수민족인 사미족에게는 눈을 일컫는 단어가 200개,  혹은 300개 이상이라고 한다(중략).  순록과 함께 자신들의 삶도 결정되는 사미족에게 눈은 바라보고 감상해야 하는 아름다운 꽃송이들이 아니라, 감당하고 극복하고 경외해야 할 대상일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쌓이는 눈인지,  또 어떻게 얼거나 해빙될 눈인지 하나하나가 다 생존과 연결되는 문제였을 터이다.”

「2019년 2월 10일 경향신문 ‘김인숙의 조용한 이야기’」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단어는 뜻이 담겨 있는 말일 뿐만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평생 ‘눈’ 을 본 적이 없는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언어에는 ‘눈’이라는 단어가 없고,  평생 눈과 함께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눈에 대한 단어가 많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광야’를 나타내는 단어가 히브리어 헬라어 합쳐서 7개나 됩니다. 미드바르,네게브,아라바, 찌야, 에쉬몬,  에레모스,  에레미야 등이 그것입니다. 눈이 많은 곳에 눈에 대한 단어가 많듯이, 광야에 대한 단어가 많은 이스라엘은 한마디로 ‘광야의 백성’입니다.  

예루살렘을 나타내는 ‘시온’은 히브리어로 ‘찌욘’이라고 하는데,성경학자들은 ‘메마른’ 광야를 의미하는 ‘찌야’에서 온 단어라고 추측합니다.  헬레니즘 시각에서 본다면 광야는 버려진 땅입니다. 그래서 영어는 광야를 ‘버려진 땅’(desert)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신앙의 시각에서 광야는 ‘하나님을 만나는 곳’입니다. 광야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히브리 단어가 ‘미드바르’입니다. 히브리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다바르’라 하고,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지성소를 ‘드비르’라고 합니다.  그리고 광야는 ‘미드바르’입니다.

말씀, 지성소, 광야의 어근이 모두 같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말씀’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광야를 버려진 땅이라고 하지만,  신앙인들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곳,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지성소와 같은 곳이었습니다.  

우리들이 겪고 있는 고난의 광야는 버려진 시간이 아니라,  세상 음성에 찌들어 있던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듣는 시간입니다.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신8:3)

<한재욱 목사/강남 비전교회>

(2020.06.06(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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