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 詩마당> 동백

장은수 / 시인

2020-07-29     이기성 기자

             동 백
                            장은수

파도를 울리고 간 시 한 수를 요청하듯
오동도 산기슭에 새 한 마리 날아든다
바다가 짙은 해무를
다도해에 풀어놓을 때
 
안개를 헤쳐 가며 섬 한 바퀴 도는 동안
섬 안에 시는 없고 시인만 넘치는데
절벽 끝 가부좌한 채
미동도 없는 저 사내
 
긴 겨울 밀어내는 붉은 꽃 피우려고
바다를 면벽하듯 앉아있는 초록 성체
바람 찬 봄의 행간에
시마가 돋고 있다

장은수

<장은수 프로필>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
·천강문학상 시조부문 대상
·한국동서문학 작품상
·서포문학상 수상
·(사)한국예총 광진지회 회장
·(사)한국문협 광진지부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