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 저자도

기라성 / 성동문인협회 회원

2020-09-09     이기성 기자

 저자도
              기라성

    검단산을 단숨에 넘은
    불타는 태양의 정기가
    응봉산에 다다를 때
    한강 중량천 합수 지점
    저자도와 입석나루
    강 건너 압구정 정자와 천기를 나누었다

    저자도
    다닥다닥 닥나무 바람 소리
    상다리가 버거웠던 기우젯상
    풍경을 즐기던 상춘객과
    선비들의 시조가가 드높았고
    장마에는 슬그머니 모습을 숨겼다

    수면 아래 만년 잠에 든 자
    압구정 저잣거리 뼈와 살로 바쳐져
    발전과 번영의 주역이지만
    상처와 통증은
    지금도 수중 신음으로
    귀와 가슴을 후벼판다

    몇몇 현자들의
    지난 역사를 찾아
    형상과 기능을 복원코자 했지만
    무심한 세상은 저자도 물거품일 뿐
    강바닥 만년 잠에 취해
    그 누가 깨워줄 날만 기다리는가

※저자도- 한강과 중량천 합수 지점(서울 성동구 응봉동)의 모래섬으로 닥나무가 무성하고 경치가 좋아 조선시대 기우제를 지내던 섬으로 입석포구에서 나룻배로 건너다녔으며, 1970년대 개발붐에 압구정 일대 빌딩과 도로건설에 모래를 파 사용하면서 없어짐
몇몇 뜻있는 분들의 복원 움직임이 있었지만 복원되지 못함

기라성

기라성(본명 : 이기성)
성동문인협회 회원
이메일:lgs700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