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복과 나비

2020-09-30     김광부 기자

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20.09.30

(2020.09.20(일)

“흘러내리는 침을 정상적으로 삼킬 수 만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 기분일 것 같다.”

장 도미니크 보비 저(著) 양영란 역(譯) 《잠수종과 나비》 (동문선, 27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1995년 12월 8일,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성잡지 엘르(Elle)의 편집장이며 준수한 외모와 화술로 프랑스 사교계를 풍미하던 43세의 장 도미니크 보비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습니다.  3주 후, 의식을 회복했지만 전신마비가 된 상태에서 유일하게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입안에 고인 침이 밖으로 흐르고 삶에 대한 그리움으로 소리 내어 울 수도 없는 상황은 마치 두껍고 온 몸을 마비시킬 듯 답답한 잠수복을 입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절망 끝에서 그는 나비 같은 날개짓을 시작합니다.

그는 눈 깜빡임 신호로 알파벳을 지정해 글을 썼습니다.  때로는 한 문장 쓰는데 꼬박 하룻밤을 샜습니다. 그런 식으로 대필자인 클로드 망디빌에게 20만 번 이상 눈을 깜박여 15개월 만에 쓴 책이 《잠수종과 나비(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입니다.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의 육체를 잠수복에, 훨훨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은 의식을 나비에 비유했습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흘러내리는 침을 삼킬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자연스런 들숨과 날숨을가진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가 잠수복 같은 육체 속에서 나비처럼 날아 발견한 인생의 가장 큰 진리는 바로 ‘감사’였습니다. 주변에 소소하게 펼쳐 있었던 수많은 감사의 일들을 감사하지 않고 지나치며 불평하고 살았던 나날들에 대한 깊은 회한이었습니다.

잃고 난 다음 깨달아 감사하는 것은 절반의 행복입니다.  잃기 전 지극히 평범한 일상 가운데 눈 앞에 차오는 수많은 감사의 일들을 감사하며 기뻐하며 사는 것이 신앙이며 행복입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살전5:18)

한재욱 목사/강남 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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