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 떠나가는 이의 뒷모습

최은하 / 시인

2020-10-16     성광일보

      떠나가는 이의 뒷모습
                                최은하

차마 멀쩡히 바라볼 수가 없다.

아침 햇살을 등에 받거나  
저녁노을을 마주하고

떠나가는 이의 뒷모습은 
잊히지 않는 상처로 남아 아리고

머언 훗날 꿈자리에서도 
마냥 뵈이는 뒷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

떠나보낼 때 나도 돌아서야 했는데
질끈 눈을 감아버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정나미 
아뿔싸, 마지막이란 말 한마디 땜에

꿈결에서도 그의 뒷모습이
황혼에 앉아서까지 아른거린다. 

최은하 시인

·성동문인협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