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 그들만의 플래시몹

김용구/시인·성동문인협회 회원

2021-01-14     성광일보

그들만의 플래시몹
                            김용구

황학동 길바닥에 
주욱 늘어놓고
쌓아놓고
포개놓은
한참 묵은 시간들을

자꾸 기웃거리며
더러는 흥정 하며
어슬렁거리는 

이월 꽃바람에도 얼어 죽지 않은*
중늙은이들 

무시로 찾아오는
모였다가 흩어지는
이 쓸쓸한 이벤트,

우수 지난 어느 날도
또 웅성거리는 시간 자욱한 
서울풍물시장.

*<이월 꽃바람에 중늙은이 얼어 죽는다> 토지 사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