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 詩마당> *캐리어 가방

정은미/시인

2021-03-25     성광일보

           *캐리어 가방
                              정은미

아프리카로 떠날 땐
멸치조림, 콩조림,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김, 미역, 국수, 냉면, 잡채, 참치캔, 햄캔,
비타민C, 비타민E, 대일밴드, 연고, 마스크,
볼펜100개, 지우개, 막대사탕, 알사탕, 껌,
초코파이, 에이스, 초콜릿……

터질 듯
터질 듯
불룩했던 가방이
집으로 돌아올 때는 홀쭉해졌다.

“피곤하지? 너도 먼곳까지 갔다오느라 고생했다. 푹 쉬어라."
여기저기 상처 난
가방을 토닥이는
할머니.

<정은미 프로필>
·1999년《아동문학연구》, 2000년《아동문예》동시 당선
·동시집 『마르지 않는 꽃향기』『호수처럼』
·그림책 『누가 감나무를 키웠을까요?』등 다수
·청소년문화상, 세계동시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아동문예작가회, 한국동시문학회, 
  광진문인협회 회원
                        ·《오늘의 동시문학》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