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 한 항아리만큼만

이성호

2021-07-29     성광일보

한 항아리만큼만
                         
이성호

입 넓은 항아리 앞에 정갈히 앉아
정성 들이는 할머니를 가끔 보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정화수 그득 찬 항아리에는
청자 항아리가 하나 들어있었습니다.

머리 위의 그 큰 하늘 
당신 혼자 다 차지하기
너무 민망하였던 할머니

항아리 하나만큼만 
하늘을 따로 떼어와서 
극진히 모셨던 것이었습니다.     

<이성호>
- 한양대 명예교수, 
- 성동문인협회자문위원